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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통신케이블 지중화 비용 누가 내나
[기획]통신케이블 지중화 비용 누가 내나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06.0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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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규정 모호…같은 법령 놓고도 해석 제각각
통신사·지자체 엇박자…합리적 제도개선 급선무

전력선 지중화는 지자체와 한전이 절반씩 부담

공중에 설치된 통신케이블 지중화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비용 부담에 관한 규정을 합리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법상 사업비용 분담에 관한 규정이 미흡하고 같은 법령을 놓고도 해석을 달리할 수 있어 통신케이블 지중화 사업이 지연되거나 크고 작은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6개 통신사가 지난 2010년부터 3년여에 걸쳐 통신케이블 지중화 사업비용을 낼 수 없다며 서울 강남구청을 상대로 대법원까지 가는 송사를 벌인 것은 지중화 사업을 둘러싼 갈등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을 살펴보면, 통신선 지중화 사업비용 분담에 관한 규정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먼저 전기통신사업법은 통신선과 전력선 등 ‘공중케이블 정비의무(제35조의2)’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정비계획의 시행에 소요되는 비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설비등을 제공·이용하는 자가 공동으로 분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제39조의6)은 전기통신사업자와 시설관리기관으로 하여금 정비계획의 시행에 소요되는 비용 중 자기소유의 설비 등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비용분담 비율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사업추진 상 이해관계에 따라 이견이 생길 수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중 ‘설비의 이전’(제80조)에 관한 내용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조항의 핵심은 전기통신설비 이전에 필요한 비용을 지방자치단체 등 원인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같은 법률 안에서 사업비 분담에 관한 해석을 달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사업비 부담에 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공중케이블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통신사와 지자체 사이에 엇박자가 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KT의 경우 전기통신사업법 중 공중케이블 정비의무(제35조의2)가 아닌 같은 법 설비의 이전(제80조)을 우선 시 하고 있다. 지자체가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지중화 사업이 가능하다는 게 KT의 기본입장이다. 더불어 KT는 서울시 공중케이블 사업에 참여하면서도 지중화사업에 대한 계획 없이 공중선정리 계획만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월 통신선 지중화 관련 제도개선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건의한 바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력케이블 지중화의 경우 전기사업법 주택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한국전력과 지자체가 사업비용을 절반씩 부담하고 있어 다툼의 소지가 적다.

한편, 서울시는 329km 구간의 가공배전선로를 오는 2029년까지 지중화하는 내용의 ‘가공배전선로 지중화사업 기본계획’을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지중화대상 가공배전선로에는 한전의 전력케이블뿐만 아니라 한전 전주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통신케이블도 포함된다.

서울시는 시 전역 4차로 이상 주요도로 1049개소 945km 구간을 지중화 후보군으로 잡았다.

이를 토대로 지역균형과 보행환경 개선, 도심경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고려해 간선도로별 지중화사업 우선순위를 정했다.

우선 서울시는 오는 2024년까지의 약 165km 구간을,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추가로 약 164km 구간을 지중화 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59.16%인 서울시 전체 지중화 비율은 3.16%p가 증가해 2029년엔 67.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재개발‧재건축 지중화분 4.9%가 포함된다.

서울시는 전체 비용의 25%를 자치구에 보조하는 방식으로 지중화 사업을 추진한다. 궁극적으로 서울시와 자치구, 한전이 25:25:50 비율로 사업비를 분담하게 된다.

풀어야 할 숙제는 한전이 한정된 예산으로 전국 단위의 사업을 시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편성한 예산에 맞춰 지중화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의미다.

또한 그간의 서울시 지중화 사업이 대부분 신규 개발지에서 이뤄지다보니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이뤄진 강북지역의 지중화 비율이 더 낮고 지역 간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실제로 25개 자치구 중 지중화율이 가장 높은 중구(87.37%)와 가장 낮은 강북구(31.37%) 사이엔 56%p의 차이가 나타난다.

이에, 서울시는 한전과 긴밀한 협력관계 아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제도개선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지중화를 둘러싼 지자체와 사업자 간 이견을 좁히는 것은 공중케이블 정비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필수과제라 할 수 있다.

장은덕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지난 2016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역별로 지중화 사업의 세부절차와 사업자별 비용부담, 한전 전주 제거시점과 임시전주의 도료점용료 문제, 지중화 구역의 한전 전주 처리문제, 각종 민원 처리 등에 관한 기준이나 절차가 상이하고 담당자 변경 등에 따른 사업지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의 재정구조 속에서 지자체의 부담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자체 공중케이블 지중화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추진하거나 인센티브 강화 등의 방안을 강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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