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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퇴직 기로에 선 56세 K부장
[창가에서] 퇴직 기로에 선 56세 K부장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06.07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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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 56세인 A기업 K부장은 요즘 명예퇴직을 고민하고 있다. 회사 규정상 정년이 몇 년 더 남아 있지만, 이쯤에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에서다.

주위에 조언을 구해보니 각양각색이다. 혹자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하고, 혹자는 회사가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니 무조건 버티라고 충고한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자식들이다. 대학을 졸업한 아들과 딸은 아직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자식들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하기까지 최소 5년 이상은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야한다는 생각이 스친다.

선택의 기로에 선 K부장의 고민은 매우 심각해 보인다. 한편으로는 아주 평범하고 친근한 우리네 이웃의 모습이다.

K부장 이야기를 꺼낸 건 법적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에 신중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인구구조 변화로 볼 때 정년 연장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60세로 돼 있는 정년을 늦추는 문제를 전담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정년 연장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각자의 처지에 따라 수혜자가 될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우선 국가경제 전체를 놓고 보자. 정년을 늦추면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난다. 이는 경제성장률 하락을 완화하고, 고령인구 부양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데 훌륭한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국민연금 수급연령이나 노인복지 기준 조정 등 풀어야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기업입장에서는 셈법이 더 복잡해진다.

연공서열식(호봉제) 임금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정년 연장 시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과 매출 증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청년층의 신규 채용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업계에도 빛과 그림자가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더욱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인력운영을 도모해 숙련 기술자의 잦은 이직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늘어나는 인건비가 큰 부담이다. 중소기업에게는 더욱 그렇다.

상대적으로 많은 급여를 받는 고령 직원의 비중이 높아지면 젊은 인력을 새로 들이는 게 어려워진다. 다소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젊은이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빌려 신규사업을 추진할 요량이라면, 사업의 밑그림을 새롭게 그려야 할지도 모른다.

정년 연장을 K부장에게 대입해 보더라도 완벽한 답을 찾기 힘들다. 지금 당장 정년이 늦춰진다면 K부장은 인생 2막 설계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고 그냥 회사를 다니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환갑을 넘긴 아버지가 앞길이 구만리 같은 아들·딸의 일자리를 꿰차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겹친다.

결국 정년 연장은 경제·사회전반의 고용문제와 미묘한 함수관계를 이룬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K부장도, 그의 아들·딸도 마음 편히 살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의 기본공식은 나누기가 아닌 더하기가 돼야 한다. 그 공식을 정립하기 위해 지혜를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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