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0%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인 가운데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0%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소수점 세자릿수까지 따지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8월 지수가 104.85였고 지난달 지수는 104.81로 지난해 동월보다 0.038% 하락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국제유가 하락에 정부 물가정책,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이 겹친 여파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8개월째 저물가 기조(0%대)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은 1월 이후 8개월 연속 0%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3% 하락하며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기여도 측면에서 봐도 농축수산물의 기여도는 -0.59%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8월과 9월 농산물 가격이 각각 13.5%, 9.3% 폭등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여파로 신선식품지수도 13.9% 떨어졌다. 생활물가지수는 0.4% 하락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공업제품 물가 하락도 물가를 내렸다. 지난달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0.2% 떨어졌다. 공업제품 중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7.7%, 4.6% 하락했다. 석유류의 기여도는 -0.30%포인트로 농축수산물 다음으로 높았다. 이어 집세(-0.02%포인트), 공공서비스(-0.01%포인트) 등의 순으로 물가를 끌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