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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가격위주 엔지니어링 사업자 선정, 글로벌 경쟁력 떨어뜨려
[이슈] 가격위주 엔지니어링 사업자 선정, 글로벌 경쟁력 떨어뜨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10.02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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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지니어링협회
한미 입·낙찰제도 분석

기술가치 중심 제도개선
실비정산 방식대가 지급
선순환 산업구조 급선무

저가경쟁 중심의 낙후된 입·낙찰제도가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엔지니어링 산업의 선진화를 도모하기 위해 창의성과 기술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관련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정책연구실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엔지니어링 입·낙찰제도의 비교 및 평가’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입찰제도 기술변별력 없어

보고서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엔지니어링 입·낙찰제도를 비교·평가해 엔지니어링제도 선진화를 위한 지침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먼저 미국 엔지니어링 제도의 특징에 대해 상세히 살폈다.

분석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엔지니어링의 창의성을 적극 활용해 공사의 부실을 막고 프로젝트의 가치와 안전성을 높이는데 역점을 둔다. 아울러 이런 기준을 법령에 반영해 엔지니어링의 기술발전을 지원한다.

특히 엔지니어링이 프로젝트 전체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중심의 정책을 추진한다. 그 결과, 미국은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엔지니어링을 시공의 하위개념으로 보고 시공위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창의산업인 엔지니어링에 시공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기술은 선진국에 뒤지고 있으며, 해외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낙찰자 선정방식의 차이와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미국은 철저하게 엔지니어링업체의 기술력만으로 업체를 평가하고, 이후 계약조건을 협의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술력보다는 저가경쟁을 통한 낙찰자 선정에 우선순위를 둔다.

실제로 국내에서 적용되는 우리나라의 적격심사방식이나 종합심사제는 국제컨설팅엔지니어링연맹(FIDIC) 등 국제기관이 사용하는 기술중심의 낙찰제인 QCBS와 달리 기술변별력이 거의 없는 저가유도형 낙찰제다. QCBS(Quality and Cost Based Selection)는 기술과 가격을 동시에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예가기준 대가 지급…예산은 부족

대가지급 방법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난다.

미국은 협상을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대가를 엔지니어링 기업에 지급하는 것을 법령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대가지급 방법은 실비투입원가에 일정한 마진을 더하는 CPF(Cost Plus Fee)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공사비 요율에 의해 책정된 예정가격 기준으로 대가를 지급한다. 관련예산은 넉넉하지 않다. 낙찰률은 60%∼80%로, 적정대가의 60-70% 수준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국은 사업자 선정시 다수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활용하고 역량과 전문성에 대한 심도 있는 역량심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가장 높은 역량을 갖춘 3개 이상의 압축 후보군(쇼트리스트)를 선정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롱리스트와 쇼트리스트를 활용하지 않고, 변별력 없는 기술제안서를 사용한다.

사업발주 범위에도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PMC(Project Management Consultant) 등 전체 업역에 걸쳐 사업이 발주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공공발주는 상세설계, 시공 등 저부가가치 분야에 집중돼 있다. PMC 등 고부가치 영역은 공공기업에서 직접 수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목표 역시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미국는 프로젝트 생애주기 관점에서 유지·보수비용 등을 포함한 생애주기비용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적정대가 지급→설계품질 상승→공사부실 제거→유지보수비용 감소→프로젝트 가치 상승에 이르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 낸다.

반면 우리나라는 프로젝트의 최우선 목표를 예산절감에 둔 결과, 저가경쟁이 만연하고, 낮은 가격이 부실시공을 부르는 악순환 구조를 지니게 된다.

기술역량으로 낙찰자 선정해야

보고서는 국내 엔지니어링 입·낙찰제도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선진화를 도모하기 위한 개선방향도 제시했다.

우선 엔지니어링에 대한 인식의 개선과 함께 창의성과 기술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엔지니어링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술력 위주로 사업자를 평가하고, 궁극적으로 역량만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미국의 QBS(Quality Based Selection) 방식을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적정가격-최고가치의 선순환을 도모할 수 있도록 실비정산방식으로 대가를 지급하고, 관련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이 실적을 축적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는 PMC 등 고부가가치 사업의 민간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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