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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리는 비상방송, 명확한 기술기준 마련부터
사람 살리는 비상방송, 명확한 기술기준 마련부터
  • 차종환 기자
  • 승인 2019.12.09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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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시 배선 단락…대피방송 ‘먹통’
‘NFSC 202’ 기반 성능개선안 주목

유지보수 여부∙설치비용 관건
실시간 작동 파악 가장 합리적

기술기준 부재…통신-소방 ‘엇박’
전문가 의한 책임 점검 이뤄져야

완연한 겨울이다. 늘어나는 난방기구의 사용으로 화재의 위험이 어느 때 보다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화재는 여타 재난재해에 비해 건축물의 급격한 훼손을 유발한다. 열로 인해 건물의 각종 설비들이 타거나 변형을 일으키며 제 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훼손이 일어난 부분이 비상방송설비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화재에 대비해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하고 사람들의 대피를 유도하기 위해 설치한 비상방송설비가 정작 화재시에 무용지물이 돼 버려, 제 때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로 더 많은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비상방송설비 관련 업계가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대고 고심 중인 부분이다.

■비상방송은 어떻게 ‘먹통’이 되나

비상방송은 정보통신공사 공종 중 구내방송에 포함되는 범주로 인식된다. 즉, 비상방송만을 위한 설비를 따로 갖추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안내 방송 등으로 활용하는 구내방송설비를 화재 발생시에는 비상방송으로 사용하는 식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구내방송설비의 배선이 화재 열로 인해 녹아내리거나 끊어져 합선 혹은 단선이 되면 과도한 전류를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유지되면 증폭기(앰프)가 심각한 손상을 입기 때문에 보호차단기가 작동해 전류를 원천 차단하도록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필요한 비상방송까지 불가능하게 만든다. 설비를 보호하려고 전기를 끊었더니 정작 설비를 이용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는 격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비상방송설비 의무 설치대상(연면적 3500m2, 11층 이상, 지하 3층 이상) 건축물 4만2878개소를 점검한 결과,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건물이 무려 7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효과적인 비상방송시스템은?

소방청 고시 ‘비상방송설비의 화재안전기준(NFSC 202)’ 제5조 1호에 따르면, 화재로 인해 하나의 층의 확성기 또는 배선이 단락(합선) 또는 단선되더라도 다른 층으로 화재를 통보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난 1월 소방청은 ‘비상방송설비 성능개선을 위한 종합대책 추진계획’을 통해 NFSC 202에 준하는 비상방송설비 성능개선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안은 △각 층 배선용 차단기(퓨즈) 설치 △각 층 단락신호 검출장치 설치 △각 층마다 증폭기 또는 다채널앰프 설치 △라인체커ㆍRX리시버 이상부하컨트롤러 설치 등 4가지다.

‘각 층 배선용 차단기(퓨즈) 설치’ 안은 구역별 발신기 옆에 퓨즈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비용이 적게 들면서 설치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내구성 및 안정성을 보장하기 힘들고,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필요로 한다는 문제가 있다.

‘각 층 단락신호 검출장치 설치’ 안은 구역별 발신기 옆에 단락신호 검출장치를 설치해 제품의 LED등으로 동작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R형 수신기에 동작 상태를 표시할 수 있지만 장치를 추가해야 한다는 점이 비용 상승으로 작용한다.

‘각 층마다 증폭기 또는 다채널앰프 설치’ 안은 관리실 방송랙에 설치되는 방식이다. 로컬장비가 필요없고 다채널(2~4회로) 운용이 가능하며 단락시 문제회로를 차단하기 용이하다. 그러나 상가 등 일반건물에 적합한 반면, 아파트에 적용시 비용이 높아진다.

‘라인체커ㆍRX리시버 이상부하컨트롤러 설치’ 안은 관리실 또는 각 동 통신단자함에 장치를 설치해 관리실에서 실시간으로 작동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장비별 16~32회로를 적용할 수 있다. 단, 송신(TX)단-수신(RX)단 간의 호환이 필요하다.

관련 업계는 비상방송설비 구축의 근본 취지를 고려하면 ‘라인체커ㆍRX리시버 이상부하컨트롤러 설치’ 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타 안들은 비용적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장비를 직접 틀어보기 전까지는 이상유무를 알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건물관리인이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고 지속적인 확인절차를 수행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상시 체크가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비상방송설비가 불량으로 판정된 건물은 이달 31일까지 성능개선 조치 후 적합여부를 관할 소방서에 제출해야 한다.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여될 수 있다.

■설치는 통신, 검사는 소방

소방청은 성능개선안으로 제시된 방법 외에 어떠한 방법으로든 NFSC 202 제5조1호에 적합할 경우 성능개선된 것으로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건물관리인에게 부담이 될 만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바꿔말하면 비상방송설비에 대한 명확한 기술기준이 애초에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현재 비상방송은 화재 시 안전을 대비한 사전점검, 평시관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방송통신 관계법령에 고시는 물론 관련 기술기준이 없다. 그나마 소방청 화재안전기준에 화재발생시 배선규정에 의한 다른 층 방송, 장비규정에 의한 운용 등 서비스 규정이 있어 소방에서 관할하는 상황이다.

비상방송설비의 기술기준이 없으니 착공전 설계도 및 사용전검사 대상도 아니다. 이로 인해 현장 감리에서도 소방규정 준수여부를 판단할 뿐, 이러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장비에 대한 보편적인 성능이나 규격, 품질 관리가 고려되지 않고 있다.

결국, 비상방송이 구내방송과 겸용인 경우 설계∙감리는 통신에서, 최종 검사는 소방에서 수행하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전문성의 부재로 인한 또다른 부실을 야기한다. 일각에서 ‘삐’ 소리만 나면 소방은 합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비상방송설비 제 구실하려면

업계는 비상방송설비가 실질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시스템이 되기 위해선 점검 합격을 위한 구색 맞추기용 관리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선 화재정보수신장치(EM), 컨트롤러, 증폭기, 전원시설, 분배기, 스피커 단락에 의한 보호 장치 등에 대한 보편적인 규격이나 성능에 대한 기술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지상파∙FM라디오 등의 방송공동수신설비의 경우 수신안테나·선로·관로·증폭기 및 분배기 등과 그 부속설비에 대해 각각 규격, 성능 등이 법적으로 명시돼 있어 성능이상 유무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고, 신뢰성 확보와 품질관리를 가능케 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비상방송 최종 점검을 통신공사 전문가가 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소방관이 검사를 하는 것은 요식행위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에 통신면허 기술자에 의한 책임 있는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보다 고도화된 설비로의 진화에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관련업계는 녹음된 방송만 트는 것이 아닌 상황별∙층별 구체적인 대피소를 알려주는 지능형 안내방송, 유선 단락 우려를 원천 배제할 수 있는 무선 기반 비상방송설비 등 현재 기술력으로 충분히 구현이 가능한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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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체커 주요 제품>

아파트방송시스템용 라인체커 ‘X-LR3161C’, ‘X-LR3321C’.
아파트방송시스템용 라인체커 ‘X-LR3161C’, ‘X-LR3321C’.

[하니웰]

CCTV도 연동…사용자편의성 더해

실시간 단락∙단선 확인

‘원클릭’ 현장영상 표출

 

하니웰은 일반방송시스템용과 아파트방송시스템용으로 구분된 비상방송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일반방송시스템용 라인체크 장비인 ‘HPAC-4024’는 아파트(TX-RX)를 제외한 모든 현장에 적용가능하다.

전류검출회로를 내장해 실시간 단락 및 단선 선로를 확인, 정상인 층은 무정지 방송을 송출한다.

출력 과부하 차단 범위(30W-400W)를 설정할 수 있으며 단락∙단선 해소시 자동 복구가 이뤄진다.

채널별 선로 상태를 LED로 표시해 직관적인 상황판단을 돕는다.

얇은 1U사이즈로 공간을 적게 차지해 랙 추가 부담을 덜 수 있으며, 기존 비상방송설비 제조업체에 관계없이 적용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갖췄다.

단순화된 결선으로 설치 인건비 절감 및 손쉬운 유지보수를 돕는다.

아파트방송시스템용 라인체커 리시버 ‘X-LR3161C’ 및 ‘X-LR3321C’은 기본 비상방송 기능과 함께 사용자 친화적 운영 프로그램을 통한 확인 기능을 추가했다.

단락∙단선시 그래픽유저페이스(GUI)를 통해 불량 선로의 위치와 상태가 표시되며, 화재 발생시에는 자동팝업을 띄워 관리인이 즉각 알 수 있도록 하고, 발생 위치를 화면에 표시해준다.

CCTV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해당 아파트를 클릭하면 그 구역의 CCTV 영상이 표출돼 현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장비는 네트워크방송시스템과 TX/RX방송시스템 모두를 지원한다. 네트워크와 FSK통신의 결합으로 대규모 단지 통합방송은 물론, 단지 관리사무소 간 인터컴 기능도 탑재했다.

 

라인체커 내장 올인원 PA시스템.
라인체커 내장 올인원 PA시스템.

[케빅]

라인체커 내장 올인원 PA 시스템 선봬

자체 신호감지 기술 적용

PC 기반 원격제어 지원

 

케빅은 라인체커를 내장한 올인원(all-in-one) PA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스피커 선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선로가 단락될 경우 해당 회로에만 스피커 음향 전달을 해제시켜 앰프는 물론 다른 선로의 대피 안내 방송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했다.

차단 회로가 동작한 채널은 전면 녹색 LED가 적색으로 바뀌며 부저와 대형 LED를 동시에 점멸함으로써 비상상황을 신속하게 알려준다.

사용 현장에서 전원만 인가되면 별도의 추가적인 설정 없이 연결과 동시에 바로 선로 검사가 진행된다.

기존에 스피커 선로를 분리해 특정 신호를 인가한 후 이상 유무를 감지하는 장비 또는 스피커 선로에 들어오는 앰프 출력 신호감지형 장비와는 다르게, 본 시스템은 스피커 선로의 신호와 특정 검출 신호를 상시 감시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제품 상의 조작 버튼을 모두 제거해 초기설정이 필요없다.

업체 측은 라인체커 시스템을 함께 내장한 올인원 타입 PA시스템으로 시장공략을 강화한다.

PA앰프와 전관방송 시스템의 모든 기능을 하나로 일체화한 비상방송설비로서 20회로 릴레이 그룹과 P형 20회로 화재 접점을 갖춘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사용현장의 규모에 따라 선택적으로 앰프의 출력을 바꿀 수 있어 경제적이며 PC를 통한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블랙과 골드 색상의 알루미늄 판넬을 채택해 어떤 장소에 설치해도 잘 어우러지는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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