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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SW산업진흥법 통과가 해답?
[기자의눈] SW산업진흥법 통과가 해답?
  • 최아름 기자
  • 승인 2019.12.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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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건설 및 제조, 용역, 유통 등 한국 산업 전반에 점철돼 있는 불공정한 갑을 문화는 매우 뿌리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이서구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본부장이 쓴 '하도급 솔루션'이라는 책에 의하면, 일제강점기 일제가 조선을 병참기지화하면서 고용한 기술자들이 한국 근대적 도급의 시작이다. 군국주의 하에서 상명하복 절대복종 식의 현장 문화가 생겼고, 이것이 해방 뒤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법에 하도급법 등 관련법들이 매해 개정에 개정을 거치며, 산업계 불공정 거래는 조금씩 감소하는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제조·용역·건설업의 5400개 원사업자와 9만4600개 하도급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하도급거래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95.2%의 하도급업체가 ‘거래 관행이 보통 이상으로 개선됐다’고 답했다. 원사업자로부터 납품단가를 부당하게 감액당했다는 응답(2.6%)은 1.2% 줄어들었다. 하도급대금을 현금결제하는 업체는 65.5%로, 5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지고 4차산업혁명 융복합의 핵심 역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프트웨어(SW)업계 역시 한국 갑을 문화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오히려 주52시간 근무제 적용 등으로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는 형국이다.

SW업계에서 호소하고 있는 주요 불공정행위는 정보통신업계를 비롯한 전 산업계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계약서상에 발주처가 인력을 요구할 수 있도록 명시 △과업범위 발주처에 유리하게 해석 △과업 변경 시 비용 미지급 △지체상금을 과도하게 부과 등 발주처의 의무를 SW업체에 교묘하게 떠넘기는 식이다.

공공기관 다음으로 가장 큰 발주처인 금융권이 IT 자회사를 만들어 자회사와 SW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IT 자회사는 다시 SW업체와 계약을 해 10% 대금을 떼어간다. 자회사가 SW업체에 주 52시간 이상의 야근을 강요하는 행위도 하도급 불공정행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SW산업계는 업계의 애로사항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SW산업진흥법 전면개정안의 연내 통과에 희망을 걸고 있다. SW산업 관련 13개 단체는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안이 금년 내 통과되지 않는다면 SW산업은 3년 이상 후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수발주자, 종사자 등 이해당사자간의 이해 충돌이 없는 법안이라고 자신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법안 통과가 최종 해답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업계의 불공정 관행은 이미 근절됐어야 옳다. 법이 통과되더라도 위법 시 처벌 근거가 없는 규정들이 존재하고, 처벌이 존재하더라도 준법보다 위법의 결과물이 더 클 때 위법을 무릅쓰는 기업이 여전히 많을 것이다.

법 준수를 강제하고,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통해 강력한 처벌조항을 마련해 법준수의 성과가 기업의 최적선택이 되도록 유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SW산업협회가 관련 보고서에서 짚었듯, 관행화된 불공정행위를 퇴출시키려는 업계의 자율적인 문화 정착 노력이다. 새해에는 ICT업계의 갑질 관련 뉴스가 퇴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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