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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출퇴근
[창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출퇴근
  • 이민규 기자
  • 승인 2019.12.16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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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호실적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관련업계와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올해 네트워크사업부의 매출은 최소 5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매출 4조17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5G 장비시장 선점을 목표로 기술·영업역량을 키웠다. 이런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고,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활용해 제품 공급처를 넓힌 것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회사 구성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내년에도 5G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매출 그래프의 키를 키우기 위한 노력은 배가될 것이다.

이 대목에서 궁금한 것 하나.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직원들은 언제 출퇴근할까?

목표 기간 내에 신기술·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밤샘작업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회사 측에 문의해보니 명확하게 정해진 출퇴근시간은 없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를 철저히 준수하면서, 업무 집중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체 근무시간 범위 내에서 직원들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야근을 하거나, 권위주의적 조직문화가 지배하던 시절처럼 윗사람의 눈치를 보며 제시간에 퇴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없다고 한다.

사업성과를 높이기 위해 장시간 근무를 하고 있을 거란 예상은 빗나갔다.

물론, 프로젝트 추진 상황이나 사업장 여건에 따라 일하는 시간이 다소 늘어날 수는 있을 것이다. 분명한 건 근무시간과 사업성과가 정비례한다고 보는 건 일종의 고정관념이라는 것이다.

한국경제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70~80년대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산업화 시기에는 곰처럼 우직하게, 오래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당시 경제 역군들의 눈물겨운 희생이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에 바탕을 둔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이 같은 기업문화가 더 이상 정답이 될 수 없다.

ICT 융합을 통해 산업간 영역이 허물어지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는 상황에서 최적의 근무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획일적이고 비효율적이며 형식적인 장시간 근무를 경계한다. 그렇다고, 원대한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철주야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의 근로의욕을 꺾으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열정과 도전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장병규 위원장은 지난 10월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하며 “실리콘 밸리에서 출퇴근 시간을 확인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근무시간을 정부가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장 위원장은 “인재는 시간이 아닌 성과로 평가받고, 도전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한다”고도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 그런 인재가 열정을 불태우며 잠재력을 발산할 수 있는 일터가 넘쳐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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