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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기자수첩]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 김연균 기자
  • 승인 2019.12.1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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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4살이던 한 청년이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서 석탄용 컨베이어를 점검하다 벨트와 롤러사이에 몸이 끼어 숨졌다. 사고 뒤 3시간 만에 발견됐고 그 시간동안 컨베이어벨트는 가동됐다.

그는 하청노동자 ‘김용균’이었다. 우리 사회는 그의 죽음에 안타까워했고, 소위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유해·위험 작업의 도급 제한, 원청의 책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2018년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12월 27일 본회의를 열고 찬성 165표, 반대 1표로 산안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정부는 이 법안을 2020년 1월 16일부터 본격 시행키로 했다.

산안법 개정안은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하청업자 노동자가 사망하면서 그 필요성이 대두된 이후 관련 개정안들이 발의됐으나, 기업들의 반발로 2년 동안 국회에서 계류됐다.

그러는 사이 사업장 안전관리는 바뀌지 않았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은 1400곳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2004년부터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과 재해예방의 중요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장 명단을 공개해 왔다. 연간 사망재해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 노동자 1만명 당 사망자 수의 비율이 평균 이상인 사업장, 산재은폐 사업장 등으로 공개 대상을 확대하면서 사업장 수가 전년 700곳에서 2배 증가했다.

한편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8일까지 사내하청 노동자가 많은 공공 사업장과 대형 사업장 399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된 불시 점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무려 399개 사업장 중 88.4%에 육박하는 353개 사업장에 시정조치가 내려진 것. 적발 건수만해도 1484건에 달했다. 대다수의 사업장이 원·하청 합동 안전 점검 미실시 및 추락 방지 조치 미실시 등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원청 주관의 안전보건협의체 미운영 사업장도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발전의 한 사업장에서는 석탄취급 설비 하부 방호울을 미설치하고 천장 크레인 점검용 작업대 추락 방지 조치를 미실시했으며, ○○공항 다목적 체육시설 조성 공사현장에서는 도급 사업 시 구성돼야하는 안전보건협의체가 미구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원청은 순회 점검 또한 진행하지 않았으며 화재 소화 설비 충진 역시 미흡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는 이들 노동자들이 처한 위험으로부터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고, 법의 허술함이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안전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근로 시간을 훨씬 초과한 근로를 지속하며 여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들의 이름 앞에 붙은 ‘하청노동자’라는 명찰 존재 여부를 떠나 모든 노동자들은 보호받아야 함을 잊지 말아야한다. 또한 그들을 고용한 회사는 사고 예방 의무가 있으며, 사고 발생시에도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젊은 그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산안법이 곧 시행이 된다. 안전한 대한민국 산업현장을 그리며 산안법 개정안에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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