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증가 15조8000억 편성
사회적 대타협 메커니즘
‘한걸음 모델’ 1분기 도입
정부의 올해 경제 정책 방향이 한마디로 ‘혁신 성장’으로 정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이번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는 지난 2015년의 메르스 사태보다 더 크게 체감된다”며 “이제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한편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한 만큼 신산업·신시장 선점을 통한 혁신성장 성과 가시화 및 체감 여부에 경제 정책의 성패가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0년 업무계획을 보고하고, ‘4+1 전략 틀’을 중심으로 혁신성장을 중점 추진해 경제 반등을 노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올해 혁신성장 예산은 전년(10조6000억원)보다 46% 늘어난 1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4+1 전략 틀은 △기존산업 혁신과 생산성 향상 △신산업·신시장 신규창출 △혁신기술 확보·연구개발(R&D) 혁신 △혁신 인재·혁신금융 등 혁신자원 고도화 등 4가지 전략 분야와 이들 분야를 뒷받침하는 제도·인프라 혁신이 가미됐다.
특히 기재부는 ‘Post-반도체 발굴’을 위한 신산업 분야로 데이터 경제, 바이오산업, 창업·벤처를 지목했다.
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에 인력양성 마스터플랜(3월), 금융지원 및 제도개선(4월), 기반조성 및 해외진출 지원(5월), R&D 혁신(6월) 등을 위한 세부대책을 차례로 마련할 계획이다.
벤처 창업이 선순환되는 생태계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을 현재 11개에서 2022년까지 20개로 늘리는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자 창업·벤처자금 지원을 역대 최대 규모인 5조2000억원으로 늘리고, 스케일업 펀드 3조2000억원을 신규 조성한다.
기존 산업은 주력 산업의 스마트화, 친환경화, 제조업-서비스업 융·복합화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한다.
주력산업은 스마트공장(2022년 3만개)·스마트 산업단지(2022년 10개)는 확대하고 자율운행차·선박, 스마트 의류, 가전, 서비스 로봇 등 제조-서비스 융합 신상품 R&D·공공실증 등을 통해 사업화를 촉진한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일본 수출규제 품목 공급 안정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대분야 100개 핵심전략품목별 특성에 따라 기술개발, 수입선 다변화, 외국인기업 투자유치 등 맞춤형 전략을 추진 중이다.
경제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국가 R&D 투자’ 규모는 작년에 처음 2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24조2000억원으로 늘린다. 혁신성장 분야 정책금융은 작년 39조6000억원에서 올해 45조6000억원 규모로 늘린다.
한편 이해관계자 간 대립으로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신산업 진입 규제에 사회적 타협 메커니즘인 ‘한걸음 모델’이 1분기 중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신사업 도입을 위한 이해관계자 합의 도출을 위해 △규제샌드박스 △이익공유 협약체결 △협동조합 결성 등의 정책 메뉴를 맞춤형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필요시 기업·소비자·정부가 함께 분담하는 ‘(가칭)상생혁신기금’ 도입도 검토된다.
아울러 데이터·AI, 미래차·모빌리티, 의료 신기술, 헬스케어, 핀테크, 기술창업, 산업단지, 자원 순환, 관광, 전자상거래·물류 등 10대 분야의 핵심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6월 말까지 분야별로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한다.
정부는 규제검증위원회에서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은 규제는 폐지하거나 개선할 방침이다. 또 산업적 파급력, 국민 체감도가 큰 사례를 중심으로 올해 안에 규제샌드박스 적용 사례 200건 이상을 추가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 같은 혁신성장을 선도하기 위해 서비스산업, 바이어산업, 10대 규제개선, 데이터경제, 구조혁신 등 5대 정책 TF도 본격 가동한다. 혁신성장전략회의와 녹실회의 등을 활용해 부처간 이견을 조율하고, 부처간 협업시스템도 활성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