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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무선망 사업 중기 참여 절실
공공 무선망 사업 중기 참여 절실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0.02.27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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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망 1·2차, 대기업서 ‘독식’
‘협상계약’ 방식 중기에 부담

NIA “시공 분리 입찰 검토”
공사협회, 다각적 개선 모색
학교에 설치된 무선 AP.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일신CNS]
학교에 설치된 무선 AP.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일신CNS]

국내 대형 통신사가 공공 무선망 구축 사업을 대거 수주하면서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체들이 소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온 학교 무선통신망 구축 사업이 바로 그렇다.

해당 사업은 전국에 있는 일선 학교들에 무선망을 구축해 학생들의 전자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17년 배정예산 75억원의 1차 사업이 이뤄졌다. 이어 다음해에는 62억원 규모로 2차 사업이 실시됐다.

문제는 이 사업 모두를 대형 통신사가 수주했다는 데 있다.

학교 무선망 구축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학교에 설치되는 네트워크 장비 △무선망 통합 관제·컨트롤 센터 △AP와 연결하는 통신회선 등이다.

이 가운데 일선 학교들에 설치되는 무선 AP 및 스위치 등의 구축은 중소 업체들이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공 분야다.

그런데 NIA는 전국 각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해당 사업을 위탁받아, 무선망 장비 구축과 통신회선 임대를 묶어 전국적인 규모로 한꺼번에 발주했다.

여기에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까지 입찰에 적용하게 되자, 제안서 작성 및 협상능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은 부담을 갖게 됐다.

‘협상에 의한 계약’이란 발주자가 다수의 입찰자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아 평가한 후 협상절차를 거쳐 해당사업에 가장 적합한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제안서 작성에 많은 부담이 따르고 입찰참가업체의 경우 발주기관과의 협상력까지 갖춰야 사업 수주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 계약 방식을 따를 경우 기술의 다양성 측면에서 우위를 지닌 대형업체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며,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 시공업체는 사업에 참여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학교 무선망 사업이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자체적으로 인터넷망을 운영하고 있는데다가 다양한 기술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형통신사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형 통신사들의 '고래싸움'이 벌어졌고, 체급으로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새우'들인 중소 공사업체들은 수주에서 밀리고 말았다.

중소 정보통신공사업체들은 이 같은 사업 형태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형 통신사들이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구축을 담당하게 될 협력사, 중소 통신공사업체들은 하도급 신세를 면할 길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익명은 요구한 공사업체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수행할 수 있는 사업까지 대형 통신사에 몰아주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평소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발언이 공염불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학교 무선망 구축 사업에 대해 NIA도 할 이야기가 많았다.

우선 경제적인 부분을 언급했다.

지역 시·도교육청이 제각각 사업을 발주할 경우, 채택되는 AP의 제조사가 다양해질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사업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논리다.

AP를 일괄적으로 모니터링·제어할 수 있는 AP컨트롤러(APC)는 제조사마다 호환이 되지 않는데, AP 제조 벤더가 다양해질수록 APC 구매액이 늘게 돼 결론적으로 예산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APC 구매액이 늘어나는만큼 일선 학교에 설치할 AP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는 게 NIA의 이야기다.

아울러, 1·2차 사업의 경우 중소기업 참여 등의 배려 기준이 없어 결과적으로 대형 통신사가 사업을 수주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참여가 어렵다는 지적을 수용해 3차 사업부터 입찰 방식을 개선, 3차 사업에서 중소기업이 주 입찰자가 돼 사업을 수주하는 등의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컨소시엄 구성 시 중소기업 참여율이 계약금 기준 50% 이상일 경우 입찰 평가에서 5점을 부여하고, 여기에 정성적으로 상생협력에 관해 2점까지 차등 부여하는 등 중소기업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NIA 관계자는 무선망 장비 설치 사업을 분리 입찰 공고하는 등 앞으로 중소 공사업체들이 사업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연구·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는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발생하는 중소 시공업체의 부담을 덜고, 공공사업에서 중소기업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제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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