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36 (금)
[기자수첩] 스마트시티와 코로나19
[기자수첩] 스마트시티와 코로나19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03.03 0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의 시계가 멈춘 느낌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이렇게 강력할 줄 누가 알았으랴.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치료제가 없는 전염병의 창궐로 인류의 절반이 죽고 -혹은 좀비가 되고- 휑한 거리를 걷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저 ‘재밌게’ 즐기기만 하면 됐는데, 그것이 현실이 된 모습은 전혀 유쾌하지 않다.

외신은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처방식에 칭찬 일색이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빠른 확진 판단, 솔선수범하는 국민의식 등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모 종교단체의 문제는 차치하고, 문득 드는 생각은 만약 십수년 전부터 추진돼 온 스마트시티가 제대로 완성됐다면 얼마나 더 수월하게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었을까 싶다.

곧잘 논란이 되는 것은 확진자들의 동선이다.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알아야 국민들이 그 장소를 재차 방문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확진자가 동선을 거짓 진술할 경우 피해는 제3자가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당사자의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스마트폰 GPS 등 디지털 정보를 대조한다곤 하지만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건 피할 수 없다.

스마트시티가 잘 구축돼 도시 구석구석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됐다면 어땠을까. 확진자의 진술에 의존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해당 시각과 장소에 접촉 가능성이 높은 사람의 판단도 훨씬 빨리 이뤄지면서 2차, 3차 전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개인정보 노출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열람에 대한 문제지 데이터 축적에 대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지금과 같은 국가적 비상사태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참 희한하게도 무언가 지지부진한 사업이 있으면 꼭 그 사업이 필요했을 만한 일이 터진다. 스마트시티 역시 코로나19를 계기로 재조명될 것이 분명하다. 다시 시장이 활성화되고 투자가 늘어나면 좋은 일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다시 시작한다면 당연히 실패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마 관련업계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도시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힌트를 얻었을 것이다.

실생활과 동떨어진 생색내기용 서비스가 아닌 시민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서비스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수요가 없어서 사업이 난관에 봉착한 것이 아니라, 어떤 수요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을 못한 것이 맞다.

‘시티’ 단위 사업이 부담스럽다면 ‘빌리지’ 규모의 사업부터 시작해도 좋다. 현재 농어촌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빌리지’ 사업이 진행 중이다. 굳이 농어촌이 아니더라도 도시의 ‘동’ 단위 서비스도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을까.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길 바랄 뿐이다. 향후 또 이러한 일이 발생되면 안 되겠지만, 만에 하나 그럴 경우 도시 스스로 병을 추적하는 첨단 ICT사회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19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