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화’ 순수 토종기술
1Tbps급 고도화 잰걸음
국내 연구진이 초대형 데이터센터, 이동통신 기지국 등에 쓰일 수 있는 400Gbps 신호 전송용 광 송·수신 엔진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면적 데이터센터용 400G 광 송·수신 엔진 및 광소자’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고 밝혔다. 광 송·수신 엔진과 엔진 내 들어가는 광소자를 설계부터 제작 단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데이터센터에는 주로 100Gbps용 광트랜시버가 사용됐다. 4개의 채널을 이용해 25Gbps씩 전송이 가능했다. 레이저 다이오드(EML) 소자 4개가 들어간 방식이다.
연구진은 전송속도를 4배 높여 채널당 100Gbps급 전송이 가능한 EML 소자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EML 광원 소자 4개와 광 검출기, 광 송신부, 광 수신부 등이 집약돼 총 400Gbps의 데이터 전송이 이뤄지는 광 송·수신 엔진을 개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광 송·수신 엔진은 기존처럼 광트랜시버에 내장해 사용도 가능하고 통신장비 라인카드 보드 상단에 부착도 가능하다. 이렇게 채널당 100Gbps 기반의 광 송·수신 엔진을 이용해 표준 규격을 맞춰 400G급 속도를 달성한 것은 세계 최초다.
개발된 광학엔진은 어른 손가락 하나 크기의 광트랜시버에 실장이 가능하다. 향후 상용화가 되면 광학엔진은 라인카드 하나에 64개가 장착될 수 있다.
소형화를 이룬 덕분에 전송속도뿐 아니라 처리용량도 늘릴 수 있다. 기존 통신장비는 광트랜시버 32개를 전면부에 꼽는 구조로 이뤄져 있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엔진은 통신장비의 라인카드 상부에 최대 64개까지 부착할 수 있다.
그 결과, 한 통신장비에 기존보다 전송속도가 4배 높아진 광 송·수신 엔진을 2배 더 부착할 수 있어 총 처리 용량이 최대 8배로 늘어난다. 기존 처리 용량이 최대 3.2TB(테라바이트)인데 반해 이 기술을 적용하면 최대 25.6TB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개발이 ETRI가 기존 보유한 핵심 원천기술이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광원을 만드는 레이저 다이오드 기술(EML) △초고주파 신호선 설계 및 패키징 기술 △광 신호 결합기술 및 광 검출 기술 등이다.
백용순 ETRI 광무선원천연구본부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400G 광 송·수신엔진과 핵심 광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국내 광부품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본 기술의 안정화에 노력하고 400Gbps를 넘어 1Tbps 개발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2023년 데이터센터용 광트랜시버 시장은 약 8조 30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100G 이상이 전체의 78%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