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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불매 여파…광통신 핵심부품 자립 관심집중
일본산 불매 여파…광통신 핵심부품 자립 관심집중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04.20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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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소자 일본 의존도 높아
수입 다변화∙국산화 ‘고심’

ETRI, 400G 독자개발 성과
생태계 통한 기반 다져야
일본 의존도가 높은 광통신 분야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한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사진=ETRI]
일본 의존도가 높은 광통신 분야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한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사진=ETRI]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사회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의존도가 높은 광통신 분야 핵심부품의 자립 여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통신 기술은 현존하는 가장 진보된 통신기술로서,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한 데이터 트래픽 폭증 시대에 그 수요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오붐(OVUM)에 따르면, 전세계 광통신 부품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100억달러에서 2022년 15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FTTH(Fiber-to-the-home) 등 광통신망의 구축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관련 광통신 장비의 핵심부품은 일본산의 비중이 높아 기술자립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광통신 장비에는 광모듈, 수동·능동형 부품, 광섬유 케이블 등이 포함된다. 특히, 광모듈의 경우 광-전 신호를 변환하는 광소자를 활용하는데 이 광소자가 장비의 안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술수준이 높은 일본산 제품이 선호되는 실정이다.

일본산 불매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 광통신 업계도 기술자립에 발벗고 나선 모습이다. 미국 등 다른 국가 제품도 사용할 수 있도록 멀티 벤더 전략을 수립하는가 하면, 핵심 제품의 국산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통한 공동 프로젝트 등을 통해 부품 국산화 지원에 나섰다. 최근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돼 산업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ETRI는 지난달 400G 광 송·수신 엔진 및 광소자 기술의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데이터센터에는 주로 100Gbps용 광트랜시버가 사용됐다. 4개의 채널을 이용해 25Gbps씩 전송하는 방식으로, 광소자인 레이저다이오드(EML) 4개가 들어간다.

ETRI는 전송속도를 4배 높여 채널당 100Gbps급 전송이 가능한 EML 소자를 만들었다. EML 광원 소자 4개와 광 검출기, 광 송신부, 광 수신부 등을 집약한 엔진을 개발해 총 400Gbps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다.

특히 소형화가 가능하도록 개발한 것이 눈에 띈다. 이 광학엔진은 어른 손가락 하나 크기의 광트랜시버에 실장할 수 있다. 향후 상용화가 되면 광학엔진은 라인카드 하나에 64개를 장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 통신장비에 기존보다 전송속도가 4배 높아진 광 송·수신 엔진을 2배 더 부착할 수 있어 총 처리용량은 최대 8배로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기존 처리 용량은 최대 3.2TB(테라바이트)였으나 이 기술을 적용하면 최대 25.6TB까지 늘어난다.

ETRI는 이 광소자를 설계부터 제작단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5G 망 구축시 고속의 신호를 안테나까지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25G 광소자가 전량 일본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향후 광소자의 국산화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광부품의 진정한 자립을 위해선 산업 전반의 내실을 다지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국광산업진흥회가 2018년 발표한 ‘광통신 품목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광통신 관련 기업의 75% 이상이 광부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이 중 90% 이상이 중소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이 광부품 산업의 핵심 근간임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투자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은 산업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대기업들이 가격경쟁력을 우선으로 품질과 성능, 안정성 등에 앞선 일본 소재를 많이 사용해오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중소기업이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능정보 네트워크용 광통신 부품 상용화 실증확산 사업’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시제품 제작, 시험검증 등의 상용화 지원에 힘쓰고 있다.

5G 및 10기가인터넷 등 통신망 고도화 정책에 발맞춰 통신사-장비사-부품사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을 통해 광통신 산업의 토대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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