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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전주기에 빅데이터·AI 접목…디지털 엔지니어링 구현
사업 전주기에 빅데이터·AI 접목…디지털 엔지니어링 구현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05.1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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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산업 혁신전략’ 어떻게 추진되나

프로젝트 관리·통합운영 등
고부가치 영역 시장 창출

설계·운전 등 빅데이터 구축
신남방 중심 수출 저변 확대
품셈 늘리고 저가 낙찰 개선

정부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엔지니어링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한다.

설계부터 통합운영 관리에 이르기까지 엔지니어링사업 전주기에 걸쳐 통합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게 디지털화의 골자다.

정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엔지니어링산업 혁신전략’을 마련했다.

디지털 엔지니어링·수출 확대 초점

이번 전략은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심의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됐다.

정부는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의 혁신성장을 적극 뒷받침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전략에서 ‘디지털 엔지니어링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4대 과제를 추진키로 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엔지니어링 산업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이번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따른 법정계획(엔지니어링산업 진흥계획)으로, 산업부는 앞으로 3년간 4대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이행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엔지니어링은 건설·플랜트·제조 등 많은 연관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국가 전략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시공과 상세설계 위주로는 더 이상 산업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며 “국내의 사업역량을 결집해 고부가가치 영역을 활성화하고 디지털 전환에 과감히 도전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 변환, 표준화 기술개발 추진

‘엔지니어링산업 혁신전략’의 골격을 이루는 4대 과제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빅데이터와 AI를 바탕으로 엔지니어링산업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최근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사업내용은 복잡하게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설계의 오류가 잦아지고, 사업물량과 원가를 산출하는 데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아직도 대다수 업체에서 엔지니어 개인의 경험과 지식에 의존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설계와 사업물량·원가 산출에 뒤따르는 각종 오류는 관련사업의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설계오류 등의 문제를 최소화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정부는 설계부터 통합운영 관리까지 엔지니어링 전주기의 통합 빅데이터를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해 업계와 공동으로 플랫폼과 데이터 변환, 표준화 기술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빅데이터 구축의 핵심자료는 기반시설의 설계·운전 등 데이터를 보유한 공공기관과 정부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으로부터 수집하게 된다.

또한 기존 데이터를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하려는 기업에 정부가 비용을 지원하고 그 데이터 중 일부를 수집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미 40여개 기업이 엔지니어링 빅데이터 구축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주축이 돼 40여개 엔지니어링 기업이 참여하는 설계-PM-O&M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할 방침이다.

이에 발맞춰 공공기관과 IT솔루션업체, 대학, 연구기관 등이 함께 참여하는 산·학·연 협의체를 구성해 다각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수집된 데이터에 AI 기술을 더해 △오류를 찾아내는 설계 검증기술 △요구 조건을 입력하면 설계를 자동 생성하는 기술 △실시간 공정관리를 위한 기자재 추적 기술 △설비·시설물의 사고·고장 예측 기술 등 다양한 기술개발을 추진해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경우 해외 선진업체들도 초기 착수단계에 와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지금이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이다.

고부가치 영역 시장 창출

엔지니어링 산업 중 고부가가치 영역인 프로젝트 관리와 통합운영 관리 분야의 시장 창출에도 역량을 모은다.

무엇보다 정부는 국내 시장 창출을 위해 공공기관을 활용한 시범사업을 발굴하고, 그 실적을 바탕으로 공공기관과 엔지니어링기업의 해외 동반진출을 추진키로 했다.

그간 프로젝트 관리와 통합운영 관리분야의 경우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민간기업에서 사업기회를 얻기가 매우 어려웠다.

또한 해외에서는 미국·캐나다·영국 등 선진국 업체가 독과점을 형성하는 양상을 띠었다. 이로 인해 우리기업의 해외 진출이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해외에서 우리 컨소시엄이 대형 프로젝트 관리사업을 수주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해 한국공항공사가 도화엔지니어링 등 기업 세 곳과 함께 페루 친체로 신국제공항 프로젝트 관리 사업을 수주한 게 사업활성화의 기폭제가 됐다.

정부는 이러한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국내 시장 형성의 열쇠를 쥔 공공기관이 민간기업과 함께 프로젝트 관리 3건, 통합운영 관리 5건 등 모두 8건의 시범사업을 발굴·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그 성과를 검증해 관련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전력·가스 등 에너지 분야부터 발굴해 나가고, 통합운영 관리분야는 기반시설 노후화에 대응해 안전성 제고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공공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실증 및 사업화를 지원하고 우수협력 공공기관에 대한 포상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수출 저변 확대

신남방 지역 중심으로 우리기업의 수출 저변을 확대하는 데도 힘을 모은다. 이는 내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산업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엔지니어링기업의 수주규모는 8조4000억 원인데, 그 중 내수가 7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수출 활성화를 위해 현지 진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퇴직인력을 활용하고, 보증 확대와 보험상품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정부 간 협력채널을 통한 지원을 모색하고 타당성 조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여러 지역 가운데 그간 해외진출 실적이 많고 향후 진출 가능성도 높은 신남방 지역에 초점을 맞춰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프로젝트 관리와 통합운영 관리 등 고부가 영역을 중심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해외진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은 내년까지 손해보험사와 공동으로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을 담보하는 상품을 개발·출시할 계획이다. 이어 2022년까지 해외공동보증 프로그램을 베트남에서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정한 산업생태계 조성

마지막으로 정부는 공정한 산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기업이 적정한 사업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인건비 산출의 기초인 표준품셈(단위 작업당 투입 인원수)을 현재 12건에서 2022년까지 총 44건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술력 중심으로 상대평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저가 입·낙찰을 유도하는 기존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종별 특성을 반영해 공사비요율을 세분화하고 현실에 맞게 보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최근 예산편성지침을 개정해 예산편성단계부터 요율의 세분화를 꾀하기로 했다.

타당한 대가 지급을 위해 적격심사방식도 개선한다. 구체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심사기준에서 용역규모 10억 원 이상인 경우, 현재 85점 또는 90점인 적격통과점수를 92점으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산업부 고시인 ‘엔지니어링사업 대가의 기준’에 따라 산출된 금액을 임의로 감액하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엔지니어링 개념 및 중요성

정부 전략의 맥을 짚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의 기본개념과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엔지니어링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엔지니어링활동은 과학기술의 지식을 응용해 수행하는 사업이나 시설물에 관한 여러 활동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엔지니어링은 산업시설과 기반시설에 대한 프로젝트를 기획·설계하고 운영(유지·보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매·조달도 엔지니어링 영역에 포함되는데 단순 시공업무는 제외된다.

엔지니어링 기술은 크게 △기계 △선박 △항공우주 △금속 △전기 △정보통신 △화학 △광업 △건설 △설비 △환경 △농림 △해양·수산 △산업 △원자력 등 1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중 정보통신부문은 정보통신과 정보관리, 철도신호 등 3개 전문분야로 이뤄진다. 또한 전기부문은 전기설비와 전기전자응용 등 2개 전문분야로 구성된다.

엔지니어링은 건설·플랜트·제조업 등 전(全) 산업의 역량과 발전을 뒷받침하는 ‘산업 위의 산업’으로서 다른 산업과의 연관관계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다른 업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높아, 엔지니어링의 질적 성장이 곧 건설·플랜트·제조 등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 예로, 기획 및 설계관련 엔지니어링 영역의 경우 사업비 측면만 놓고 보면 전체의 5∼25%를 차지한다. 그렇지만 전체 프로젝트 원가와 최종 결과물의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기본설계의 결함은 상세설계의 잦은 변경과 사업기간 연장 등을 초래하며, 전체 프로젝트의 손실을 야기하는 요인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대청댐 계통 3단계 광역상수도 건설사업(4공구)을 예로 들면 당초 664억원 규모의 공사가 발주됐으나, 모두 6차례의 설계변경 과정을 거치며 사업비가 11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엔지니어링 전방가치사슬 영역에서의 의사 결정은 구매·조달, 시공 등 후속단계의 건설수주와 기자재 국산화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나아가, 기본설계 및 프로젝트 관리(PM : Project Management), 운영관리(O&M : Operation&Management) 등 엔지니어링 고부가 영역은 프로젝트 오류와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으로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핵심영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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