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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너지하베스팅, 저전력기기 급증에 관심집중
[기획]에너지하베스팅, 저전력기기 급증에 관심집중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0.06.05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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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진동, 전자기파, 신체 등
잉여에너지 추출원 다양 이점

부산 지하철·서울숲 보도블록
압전 이용 에너지 생산 성큼

출력·내구성 높은 소자 개발
안정적 전기 생산·유지 관건
에너지 하베스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압전, 열전 등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압전, 열전 등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 IoT 성장 이끌까

IT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화두는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라 할 수 있다. 특히 저전력을 필요로 하는 소형 전자기기들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되거나, 인체에 밀착돼야 하기 때문에 독립 전원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제약의 해법이 될 수 있는 해결책이‘에너지 하베스팅’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에너지를 주변 환경에서 포획해 전기로 바꿀 수 있다.

 

■2022년 5조원 시장 전망

에너지 하베스팅이란 태양광 발전처럼 개별 장치들이 자연적인 에너지원(태양광, 진동, 열, 바람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에너지 혹은 주변에 버려지는 빛, 운동에너지 등을 모아 저장해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현재 에너지 하베스팅 소재 기술 발전으로 출력 에너지는 기대 이상 증가하고 있고, 전자기술의 소형화, 집적화, 그리고 배터리의 사이즈 및 용량의 한계로 인해 향후 에너지 하베스팅에 대한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영국의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DtechEx에서 발표한 ‘전자기기를 위한 에너지 수확과 저장’에 따르면 에너지 하베스팅 시장은 2022년 5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별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태양전지 기술이 46.6%로 가장 크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전자기, 압전, 열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큰 차이 없이 약 23%에서 14% 정도로 전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로 적용될 전망이다.

 

■주변 일상에서 에너지 추출

에너지 하베스팅의 에너지 추출원은 열(열전), 진동(압전), 전자기파, 신체, 중력, 위치 등 다양하다. 태양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솔라셀, 열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얻는 열전소자, 진동으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얻는 압전소자, 그리고 전자기파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RF 방식 등이 대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열에너지는 주요 발전소의 연료 연소 후 폐열, 냉각수의 온배수 등 잔열을 배출하는 시스템에서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추출한다. 열전소자를 이용한 발전방식은 약 10%의 에너지 변환 효율을 가지며, 가용시간에 따른 발전부품의 수명이 길고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

진동에너지는 사람들이 걸어 다닐 때의 바닥 충격, 구조물의 진동, 자전거 폐달 회전 등에서 발생하는 진동 및 충격에너지를 압전소자를 이용해 전력으로 변환한다.

압전소자를 이용한 발전 방식은 비교적 높은 발전효율과 넓은 응용 가능성으로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교적 간단한 응용 사례로 신발에 압전소자를 삽입해 사람이 걸을 때 발생하는 지면과의 충돌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성하는 것이다.

또한 전자기파는 방송 전파, 휴대폰 전파 등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전자기파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수집한다. 통신 전파 이외의 남는 ‘잉여 전파’를 수집해 직류 전기로 변환해 전기 에너지를 수확하는 방식이다.

한편 신체에서 발생하는 체온, 정전기, 운동에너지 등을 이용해 특수한 섬유로 전기를 생성하거나 보행 시 체중의 변화를 이용할 수도 있다.

 

■환경에 적합한 방법 선택

다양한 에너지 추출원만큼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크기도 다양하다.

업계 의견에 따르면 솔라셀은 태양광 에너지로부터 약 0.4~40mW/㎠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열전소자는 열에너지로부터 약 0.01~10mW/㎠의 에너지를, 압전소자는 진동에너지로부터 약 0.005~10mW/㎠의 에너지를, 그리고 RF 방식은 약 0.1~5 mW/㎠의 전기적 에너지를 각각 얻을 수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단지 에너지 수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확된 에너지를 변환해 저장하였다가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 획득 모듈과 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변환 모듈로 구성된다. 에너지 획득 모듈에는 다양한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발전 소자가 포함되고, 변환 모듈에는 전기에너지를 취합하는 입력회로와 이를 정격 전압과 전류로 변환하는 변환회로, 전자기기의 에너지로 보내는 출력회로가 포함된다.

그러나 각각의 방법은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어 주어진 환경에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들 들어 광에너지 변환기술인 태양발전은 생산되는 에너지양은 크지만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될 수 있고, 실내에선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압전에너지 변환기술은 다른 방법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풍력이나 파도 등 다양한 형태의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압전 재료로 납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독성 물질이 이용되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다양한 전력원, 활용도 다양

에너지 하베스팅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SK에너지는 2009년부터 울산 공장에서 버려지는 시간당 40톤의 폐열 증기를 활용해 연간 약 2300만 리터의 벙커C유를 절약하고, 연간 7만5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열 에너지 하베스팅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12년 의정부시와 서울시는 의정부시에 소재하는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서울시에 공급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이로 인해 의정부시는 2027년까지 연간 10억원, 모두 150억원의 세외 수입을, 서울시는 26억원 가량의 지역난방 생산비용을 아낀 것은 물론 41억원 석유수입 대체효과와 1만4850톤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동 및 압력 에너지를 이용한 사례는 국내외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부산 지하철 서면역에는 사람들이 걸을 때 발생하는 진동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 보도 블록이 설치됐다. 이곳에 설치된 ‘에너지블럭’은 압력·진동·충격에 의한 압전기술을 이용한 ‘자가발전장치’로 센불과 티오션이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함께 개발한 압전에너지 상용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압전 발전판은 서울 성수동 서울숲 공원에도 설치돼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압전에너지 하베스팅은 영국의 에너지 기업 ‘페이브젠(Pavegen)’이 개발한 운동에너지 활용 시스템이다. 페이브젠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에 축구장을 건설, 사람들이 축구장을 뛰어다니며 발생하는 진동에너지를 압전소자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켜 6개의 LED 조명 전력으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너지 플로어’도 주목받는 사례다. 댄스클럽의 바닥에 에너지 발전기를 설치해 사람들이 춤을 추면 진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돼 클럽에 전기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클럽뿐만 아니라 박물관, 피트니스센터, 공공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나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도로에 ‘압전 발전기’를 깔았다. 이스라엘 이노와테크사는 도로 아래에 에너지 하베스팅 발전기를 설치해 자동차의 무게(중력에너지)와 도로의 진동(진동에너지), 그리고 온도의 변화(열에너지)를 모두 전력으로 변환하는 ‘도로 압전 발전기’를 가동 중이다. 2차선 1㎞의 도로에서 차량 600여대가 지나갈 경우 약 25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400㎾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솔파워는 걸을 때 발생하는 압력으로 8㎞만 걸어도 스마트폰을 완충할 수 있는 전력을 만드는 신발 깔창 발전기를 고안해 선보인 바 있다.

신체 에너지를 이용한 에너지 하베스팅 사례도 있다.

영국의 모바일 회사인 보다폰은 바지 주머니에 열전 소자를 넣어서 사람의 신체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해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바지를 2013년에 출시했으며, 잠을 자는 동안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침낭도 개발했다.

 

■융합 연구·원천기술 확보 필요

IT 업계는 각종 디바이스의 소형화, 모바일화, 저전력화로의 변화가 에너지 하베스팅 관점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스마트워치 등 단말기는 복잡한 기능을 실행하면서 더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전력 소비를 줄이려는 노력과 배터리 용량을 높이려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지만 배터리 용량 은 크기와 직결되기 때문에 전자기기의 크기, 무게 제약 하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배터리를 주기적으로 충전, 교체해야 한다는 점은 사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보조전원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이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또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제품 생산 전 과정이 무선통신으로 연결돼 자동으로 이뤄지는 스마트 팩토리에도 적용 가능하다. 산업 시설에서는 전력설비의 안전진단 및 유지보수를 목적으로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전력설비의 실시간 상태진단과 무전원, 무배선, 고신뢰도 등을 갖춘 무선진단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자기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이용한 자가발전 온도 센서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온도 센서는 전선 주위의 폐자기장을 수집해 전력을 생산하고, 아날로그 디지털 전력 변환을 통해 센서 및 무선송신 모듈의 전원으로 공급한다. 또한 2.4㎓의 주파수로 10~15m 떨어진 수신기에서 측정된 온도 신호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모니터에 표기한다.

보도블럭에 압전 소재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보도블럭에 압전 소재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소재와 모듈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정윤지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에너지 하베스팅이 더 많은 분야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출력 성능과 내구성을 높여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적용했을 때의 이점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열전 소자의 경우,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아 작은 크기로 적용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열전 소자의 핵심은 소재가 갖는 열전 성능 지수, 즉 열이 전기로 변환하는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클수록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다. 최근 소재 측면에서 나노 기술을 적용해 열전 성능 지수를 높이는 방법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압전의 경우에는 우수한 압전 성능과 함께 유연하면서도 반복적인 압력에 내구성을 지닌 소재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로 압전 세라믹인 PZT가 있는데, 이는 납을 사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고 잘 깨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분자 압전 재료, 고분자 복합 소재 등이 개발되고 있다.

한편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 적용된 센서에 필요한 전력이 클 경우, 저전력으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불규칙적으로 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출력이 일정치 않고, 장시간 수집하면서 모아지는 전력량은 독립 전원으로 전자기기를 구동시키기에 부족하다.

정윤지 연구원은 “전력원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저전력으로 구동 가능한 센서 및 회로와 불규칙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저장장치 등의 주변 기술 발전이 이뤄져야 한 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효율 소재 기술·설계 기술 등 융합 연구 및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산업계 및 정책기관의 과감한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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