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란 말이 익숙해지기도 전에, '온택트'라는 새로운 단어가 연일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온라인(online)'과 '연결(contact)'의 합성어인 온택트는 온라인을 통한 대면을 의미한다.
진정한 '온택트'가 되려면 문자나 화상채팅 등 단순한 랜선을 통한 연결 이상의 것, 즉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
미래학자인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최근 열린 '포스트코로나시대의 ICT 산업 미래전략포럼'에서 “(기업이) 단순한 웹링크 이상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상당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ICT업계에 ‘온택트’라는 블루오션을 열어준 셈이다.
새로운 경험을 향한 업계의 시도는 이미 진행 중이다. 아바타가 '만나야' 화상채팅을 할 수 있는 플랫폼, 가상 대학 캠퍼스에서의 '캠퍼스 생활', 콘서트 무대 위 가수의 시야를 가득 메우는 수백만의 '전광판 청중' 등 재기가 번쩍인다.
관건은, 아이디어인 것이다. 이를 구현해줄 정보통신기술(ICT)은 그것이 무엇이든 기존 기술로 '시도'해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이 순간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온택트 시대 이전에 미처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2007년 아이폰을 개발한 스티브잡스는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교양’과 ‘인문학’을 꼽았다지만, 교양은 둘째 치고 인문학과는 일찍부터 담을 쌓은 이들이라면 말이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시장을 뒤흔들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질 수 있을지 모른다.
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쏟아지는 ‘데이터’들은 코로나19 등의 이벤트로 인한 사람들의 행동이나 선택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 전혀 생각지 못한 두 요소의 상관관계를 발견해 분석하거나, 패턴화된 추세의 원인을 알아낸다면, 미래 전략에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는 빈발하는 고객 애로 사항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될 수도 있겠다. 서로 다른 데이터의 융합 속에 숨겨진 ‘금맥’을 찾아내는 데는 고민과 창의력이 조금은 필요하긴 할 것 같다.
자체 데이터를 보유할 역량이 안 된다면, 공공 데이터를 제공받거나, 돈을 내고 민간 데이터를 구매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공공과 민간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통합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청’ 설립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데이터 활용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혈받아 국내 ICT 산업의 ‘퀀텀점프’를 이뤄내는 날이 곧 올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