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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011·017"…SKT 2G 서비스, 역사 속으로
"굿바이 011·017"…SKT 2G 서비스, 역사 속으로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0.06.25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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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KT 종료 이후 8년만
망 노후화로 인한 안전 이유
LG유플러스, 중단 놓고 고민

"공산주의" vs "국가 자산"
기존 이용자, 정부 소송 '패소'
기존 판례 뒤집기 어려워

SK텔레콤의 2G 서비스가 내달 6일을 시작으로 27일 완전히 종료된다. SKT가 1996년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2G 서비스를 상용화함으로써 대한민국에 이동통신 전성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돌아볼 부분이 적지 않다. 헌법소원을 불사하는 이용자들의 반발은 한동안 거셀 것으로 보인다.

내달 27일 서비스 ‘종료’

과기정통부는 지난 12일 SKT의 2G 서비스 종료 신청에 대해 2차례 반려와 4회 현장점검 끝에 서비스 종료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주된 이유는 과기정통부는 망 노후화와 부품 부족으로 인한 안정적 서비스 불가 판단이었다.

이에 SKT는 내달 6일 0시 강원도, 경상도, 세종시, 전라도, 제주도, 충청도를 시작으로 20일 경기도와 인천시, 27일에는 서울시 서비스를 마지막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G 이용자 인터넷 카페에는 이미 ‘단말의 안테나가 사라졌다’, ‘문자만 수신된다’ 등의 글들이 하루에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실제로는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상당 부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2012년 2G 서비스를 중단한 KT에 이어 SKT의 2G 서비스가 종료돼, LG유플러스만 국내에서 2G 서비스의 명목을 잇게 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SKT의 2G 서비스는 최근 3년간 교환기 고장 132%, 기지국·중계기 고장이 139% 증가하는 등 25년간 운영한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이 급증했다.

여기에는 부품 조달 어려움이 주된 원인이 됐다. 장비 모듈에 들어가는 칩셋이나 부품 제조사들이 폐업해 조달이 불가능한 부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별 이중화율도 20% 미만으로 저조해 장애 위험이 높다는 설명이다.

SKT은 서비스 종료에 따라 망 유지보수비, 시스템 운영비용 등 연 1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DMA 기술로 통신강국 토대 마련

현재는 ‘찬밥’ 신세가 됐지만, 1996년 서비스를 시작한 2G 서비스는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2000년 국민 2명 중 1명이 휴대폰을 보유하는 휴대폰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디지털화되며 단말이 가벼워지고, 통신비 또한 저렴해지면서 ‘사업가’가 아닌 대중들이 휴대폰을 소지하게 된 것이다.

음성만 전달할 수 있었던 1G와 달리, 2G 전화기부터 40자 가량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이용자들에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전화기에 음악 감상이나 카메라 등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우리 나라가 통신 강국으로서의 토대를 마련한 것도 2G부터다. 바로 당시 대세였던 유럽형 디지털 표준(GMS) 대신, 당시 미국의 일개 중소기업이 개발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을 기술 표준으로 채택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다.

CDMA는 디지털 신호마다 고유 코드를 부여해 단일 채널로 내보내고 이를 코드별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GSM이 채택하고 있는 시간분할다중접속(TDMA) 방식은 단일 중계기로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당시 한국은 TDMA가 주파수 처리 용량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당시 아무도 채택하지 않았던 CDMA를 여러 반대 여론에도 불구, 선택한 것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996년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은 ‘011’ 식별번호를 걸고 세계 최초 CDMA 기술을 상용화해 전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CDMA는 현명한 선택이었고, 대한민국이 3G 시대로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초석을 제공해 줬다. 상용화를 공동 진행한 스타트업 ‘퀄컴’은 이로 인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SK텔레콤의 2G 브랜드 '스피드011' 로고.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SK텔레콤의 2G 브랜드 '스피드011' 로고.

KT, 9년 전 LTE 등장에 2G ‘철회’

하지만 세대 교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 글로벌 통신 사업자들은 주파수 효율화를 명분으로 이미 2G 서비스를 종료했고 미국 버라이즌이나 일본 KDDI 등은 3G 서비스 종료 계획까지 발표한 상태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2G 서비스를 종료한 기업은 KT다.

2011년 국내에서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KT는 효율적인 LTE 운영을 명목으로 같은 해 2G 서비스 종료 승인을 가장 먼저 얻어냈다.

가입자 일부는 서비스 종료 집행중지 가처분 소송을 내 집행이 중지되기도 했지만, KT의 재항고에 종료는 재개됐고, 가입자 재항고에서 대법원이 KT의 손을 들어주면서 서비스는 최종적으로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LG유플러스는 ‘고민 중’

아직까지 2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종료 여부나 시점에 대해 공식적인 확답을 피하고 있다. 여러 대안을 놓고 신중히 고민해 보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 역시 주파수 재할당을 받지 않고 서비스 종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파수 재할당에 드는 수천억원의 비용을 감내하며 서비스를 유지할 유인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2G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는 기술은 CDMA의 업그레이드 기술인 CDMA2000으로 3G 서비스에도 적용하기 때문에, 내부에는 여러 계산식이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LG유플러스 2G 가입자는 47만명으로 SKT보다도 많다.

LG유플러스는 재할당 종료 1년 전, 즉 이달 중 서비스 유지/종료 여부를 결정해 과기정통부에 알려야 한다.

1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 승인 결정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1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 승인 결정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01X 번호 존속” 요구 거세

이번 폐지로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진 이용자의 일부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의 주장은 2G 서비스 존속보다는 01X 번호 유지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에 쓰던 011, 016, 017 등의 번호유지를 희망하는 SKT 가입자는 한시적 번호 이동을 통해 내년 6월까지 번호를 유지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의 SKT 2G 종료 승인 발표가 있었던 12일 식별번호 010 통합에 반대하는 연대인 '010통합반대운동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사용한 식별번호를 강제로 회수하는 것은 공산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이번 승인은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010통합반대운동본부는 이번 결정을 통해서 제시된 요금할인과 01X 번호의 향후 1년간 유지 조건 등은 이미 이용자로부터 외면 받은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본부는 이어 "진행 중인 민사소송과 더불어 추가적인 헌법소원을 계속해서 진행할 방침이며,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결정과 담당자인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에 대해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 요구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 회원 633명이 SK텔레콤 상대로 낸 이동전화 번호이동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고, 지난 24일 항소심도 기각 결정됐다..

정부 “서비스 유지는 국가자원 낭비”

그러나 정부는 2G 서비스나 01X 번호 유지는 불가라는 입장이다.

2G 서비스 이용자는 전체 이용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이기 때문에, 주파수 확보나 회선 유지 등에 드는 비용이 소수 이용자를 위해 ‘낭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010 이용자들과의 형평성을 감안해서라도 2G는 종료될 시점이라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정부의 논리는 전화번호는 개인 자산이 아닌 정부 자산이라는 주장이다. 휴대전화 번호는 유한한 국가자원이자 공공재라는 것이다. 또한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도 01X 번호는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정부는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2002년 ‘010 번호통합’을 결정하고 2011년부터 정책을 시행했다. 011, 016, 017, 018 등 식별번호를 010으로 식별번호를 통합하고 전국민이 8자리 전화번호를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011이나 017 같은 통신사 식별번호가 브랜드화되면서 독과점 현상이 심화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010으로 번호를 통합해 통신사 간 공정 경쟁을 유도하고, 식별번호 통합으로 이용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기존 결정이 번복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이미 2012년 진행된 원고 패소한 KT 판례가 존재하기 때문에, 서비스 종료 중단이나 번호 유지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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