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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제도 개선 절실
[기자수첩] 최저임금제도 개선 절실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0.07.16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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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강조했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기억하고 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최저임금은 공약대로 매년 가파르게 올랐다.

이 같은 최저임금 상승은 시민들의 소득을 높여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하나라는 말이 나돌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근로자들의 임금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는 작용을 불렀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공장은 제품 가격을 올렸고, 식당은 음식 가격을 올렸다.

결국, 최저임금을 받던 근로자들은 급여 상승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경제학계에서는 생산성 향상 없이 명목상 급여만 강제로 높이는 정부 개입이 초래한 당연한 결과라고 꼬집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30원 오른(1.5%) 872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실정이다.

이는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행한 이래 최저치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의 2.7%보다도 낮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공약을 어겨서 천만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7월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7월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이룬다는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진=KTV]

이렇듯 최저임금은 인상폭에 따라 고용이나 물가 등 전반적 경제지표에 영향을 가져온다.

하지만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인선에 권한을 가지고 있는 등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암묵적으로 영향을 끼쳐왔으면서도, 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구속돼 최종 결정권한이 없다며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 아래서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30여회 이상의 심의가 있었으나 대부분 노사 간 극심한 갈등을 노출시켰고, 위원회 테이블은 양측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갈등의 장이 되곤 했다.

결론적으로, 현행 시스템 아래서는 같은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를 통해 노사 의견을 듣고 정부가 최저임금을 책임지고 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경제성장률'과 '최저임금이 물가상승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도록 명시하고 사업의 종류별, 규모별, 지역별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최저임금 결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밖에도, 정부가 근로자의 생계비, 임금과 함께 최저임금이 물가상승 및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하는 등 정부의 책임성을 확보하고 생산적인 최저임금 심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시되고 있다.

한편, 국회에서는 사업의 종류·규모·지역에 따라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도록 하는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최근 발의됐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최저임금제도를 개선해 노·사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임금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국정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제도 개선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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