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유관기관 취업 '논란'
언론연대 "공직자 윤리 훼손"
정의당 "재벌 감시 진정성 의심"
"자문 사임...자숙할 것" 글 올려
추혜선 전 정의당 의원이 통신 대기업인 LG유플러스 비상임 자문에서 사임함에 따라, 논란이 일단락됐다.
추 전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LG유플러스 비상임 자문을 사임한다"고 밝히며, "당원여러분과 시민들께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뼈를깎는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혜선 전 정의당 의원은 언론연대와 정의당에 몸담으며. 통신 대기업 및 유료방송사 갑질에 몸살을 겪는 하도급업체 및 비정규직 근로자의 권익 개선에 힘써왔다.
이러한 행보를 보였던 추 전 의원의 LG유플러스 비상임 자문으로 선임 소식이 3일 알려지자, 언론연대와 정의당은 물론, 중소 통신업계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추 전 의원의 LG 영입은 권영수 LG부회장의 아이디어였으며, 적은 LG유플러스에 두고 그룹 전반의 노사 문제 해결에 나설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부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이었던 추혜선 전 의원은 2016년 정의당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정의당 수석대변인과 중소상공인영업자위원회 위원장, 공정경제민생본부장 등을 맡아 활동했다.
국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및 정무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했다. 21대 총선에서는 경기 안양시동안을로 출마했으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2017년 케이블방송인 딜라이브 및 SK브로드밴드에서 비정규직으로 고용한 설치 및 수리기사를 정규직화 2018년 LG유플러스 인터넷 설치, 수리를 담당하는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위한 노사 간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2018년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2년 추가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도급 대금 지급보증 의무 면제 조항 삭제 등 하도급법 개정을 이끄는 등 하도급 업체 불공정행위 개선을 위해 힘써왔다.
진보진영은 추 전 의원의 LG유플러스행에 대해 입을 모아 강하게 비난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3일 논평을 통해 "불과 100여일 전까지 자신이 속했던 상임위의 유관기업에 취업한 것은 공직자윤리에 명백히 어긋나는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추 전 의원이 LG행을 택하며 이전의 의정활동의 진정성마저 의심을 받게 됐다며, 이는 시민의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진보 정치와 미디어운동의 미래 가치를 크게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역시 추 전 의원의 행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4일 "정의당은 추 전 의원에게 이번 자문 취임을 철회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였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피감기관에 취업하는 것은 재벌기업을 감시해왔던 정의당 의원으로서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는 것이다.
권영국 정의당 노동본부장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다"며 "노동을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라고 말해왔다면 재벌의 등에 업히는 일은 말아야"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