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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해외CP, 국내법 준수해야
[기자수첩]해외CP, 국내법 준수해야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0.09.11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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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최아름 정보통신신문 기자.

과기정통부가 9일 부가통신사(CP)들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 주체와 내용을 구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일일 이용자수 100만명, 트래픽 1% 이상 국내외 부가통신사업자가 규율 대상이며,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조치 의무 부과와 함께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 기간통신사업자와 협의, 사전통지하도록 명시해, 해외 사업자들에 대한 망사용료 부과 근거를 마련했다.

통신업계는 반색하는 눈치지만, 인터넷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0만명, 1% 이상이라는 기준 설정 근거도, 기간통신사가 담당해야 할 서비스 안정성 의무의 부여의 명분도 애매하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구글 등 해외사업자들은 망사용료 회피 근거로 대부분의 나라에서 무정산 원칙이 적용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유럽 등 통신 선진국의 통신사업자들은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과 계약을 체결하고 망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 부과되는 망사용료는 이들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영국 IT시장 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망사용료는 1Mbps당 9달러다. 미국이 1달러, 유럽은 2달러로 조사된 것에 비해 매우 비싸 보인다.

이들 나라에서 망사용료가 낮게 부과된 이유 중 하나는 망중립성 논의 때문으로 파악된다. 망중립성이란 대형 부가통신사업자나 개인 사용자의 데이터를 모두 차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또한 알려진 바와 같이 통신선진국 중에서도 한국의 통신망 수준은 매우 높다.

지난달 23일 오픈시그널이 발표한 ‘모바일 네트워크 경험 2020’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데이터 전송속도는 2위인 59.0Mbps다. 캐나다가 정부 주도로 LTE 구축을 크게 늘리고 5G 서비스에까지 나서며 한국을 근소한 0.6Mbps 차이로 이기며 1위를 탈환했다. 현재 세계에서 50Mbps 이상 속도를 내는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에 트래픽 폭증으로 인한 대혼란이 일어났을 때도 한국은 촘촘하게 깔린 통신망 덕에 별다른 타격이 없었다.

우리나라 망사용료가 비싼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이 수치는 국내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만 부과된 금액이 기준이라는 점이다.

2016년 기준 국내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부과된 망사용료는 네이버 734억원, 카카오 300억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약 100억원, 아프리카TV 9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과기정통부 연구반에 따르면, 일일 트래픽 발생 1위 기업은 구글로, 전체 트래픽의 23.5%를 차지한다. 그 뒤를 넷플릭스(5%), 페이스북(4%), 네이버(2%), 카카오(1.3%)가 잇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망사용료가 부과되는 전술한 국내 부가통신사 6개사가 발생하는 트래픽 총량을 최대로 잡아도 6% 내외일 것이다.

그러나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은 국내 총 트래픽의 32.5%를 발생시키고 있다. 통신망 증설의 가장 큰 원인제공 기업들인 이들이 비용 부담을 회피하니 국내 기업들에게 설비증설 부담이 과도하게 전가된 셈이다. 당연히 트래픽 대비 망사용료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구조다.

통신사업자들이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국내기업들에게 역차별은커녕, 망사용료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하는 이유다.

통신강국답게 인당 발생 트래픽도 세계 1, 2위를 다투는 나라가 한국이다. 그만큼 온라인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발생시키는 부가가치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 될 것이다.

글로벌 거대 부가통신사들이 국내에서 수익을 많은 얻어가는 만큼, 사업수행에 따르는 의무도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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