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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통신비 2만원’에 갈리는 나라
[기자수첩]‘통신비 2만원’에 갈리는 나라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0.09.14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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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추진하면서 ‘13세 이상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카드를 내밀었다. 그런데 발표되자마자 국론 분열 수준으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수도권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강화되면서 2주일 동안 소상공인을 비롯해 영세자영업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시간제한 영업을 하거나 해당 기간 동안 영업을 중단했다. 9시까지 영업을 해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겼다. 밤거리는 한산할 정도로 조용했다.

최근 이른 아침시간 택시를 탈 일이 있어 개인 택시를 탄 적이 있다. 기사 분이 하는 말씀이 “3시간 만에 첫손님”이란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코로나19로 불편함을 이겨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길 기원하는 조치는 환영받을 만하다.

누군가에게는 2만원이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2만원이라는 값어치는 상대적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2만원 지급’이 옳으냐 그르냐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지역 편향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게 실망스럽다.

지난 11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방안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8.2%(매우 잘못한 일 39.8%, 어느 정도 잘못한 일 18.4%)가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37.8%로 집계됐다. 4.0%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에 대해 ‘잘못한 일’이라고 답하면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잘한 일’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2.0%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64.2%)과 중도층(67.5%)·무당층(68.3%)에서 모두 부정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진보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56.3%로 집계됐다.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85.4%가 압도적으로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68.3%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나이별로는 20대와 40대를 제외한 연령대에서는 ‘잘못한 일’이란 응답이 더 높았다. 부정 평가 비율은 △50대(69.4%) △70세 이상(65.4%) △30대(61.2%) △60대(60.7%) 순이다.

한편 20대(‘잘못한 일’ 8.4%, ‘잘한 일’ 45.9%)와 40대(46.7%, 52.1%)에서는 긍정·부정 평가가 팽팽하게 갈렸다.

‘통신비 2만원 지원’이 지역에 따라, 응원 정당에 따라, 나이에 따라 가치가 달라져야 하는 문제인지 의문이 든다.

4차 추경안으로 빚은 늘어난다. 그리고 그 부담은 기성세대의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것이고, 남겨진 빚은 차기 정부와 다음 세대까지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올해 초부터 앓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민생을 돌보는 일이다.

당리당략에 의해 ‘잘못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로 이분화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조금 더 먼 미래까지 내다보는 정치적 협력과 정책들이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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