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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공공와이파이법 발의… 정부가 지자체 컨트롤
[이슈] 공공와이파이법 발의… 정부가 지자체 컨트롤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0.09.1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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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촉으로 위원회 구성
관련 정책 심의 권한 부여

대형기업 위주 정책개편 우려
산업계 "중기 참여 보장해야"
효율적인 공공와이파이 제공과 이용 활성화 지원을 위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사진=국회]
효율적인 공공와이파이 제공과 이용 활성화 지원을 위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사진=국회]

정부와 여당은 시민들의 통신복지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은 다른 복지사업과 달리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어 효율적인 계획·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와이파이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주목을 받는다. 한편, 관련 산업계는 해당 법안이 정부와 대기업 위주의 사업 개편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승래 의원은 지난 11일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사진=조승래 의원실]
조승래 의원은 지난 11일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다. [사진=조승래 의원실]

■"정부의 체계적 관리 필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공공와이파이 정책 수립, 제공기반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지난 11일 발의했다.

공공와이파이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제21대 총선 1호 공약이기도 하다.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보편적인 통신 서비스 접근권을 보장하고자 지난 3차 추경을 통해 공공와이파이 예산을 증액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공공장소 1만여곳에 신규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런데, 공공와이파이 확대 정책은 다른 복지사업과 달리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어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또한, 관계 중앙행정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별적으로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실시해 정부가 정책의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승래 의원측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와이파이법을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의안은 과기정통부 소속으로 '공공와이파이위원회'를 설치해 공공와이파이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하고, 과기정통부 장관이 공공와이파이의 이용현황을 조사하고 관리지침을 고시하도록 해 체계적인 공공와이파이 구축과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지난해 말 구축된 '공공와이파이 통합관리센터'의 법적 근거도 함께 담았으며, 그 외에도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개발, 품질관리, 기술 표준화 등 공공와이파이의 적정한 품질 수준 확보를 위한 조치 사항도 포함했다.

조승래 의원은 "공공와이파이는 국민 정보접근성 향상, 취약계층 정보격차 해소, 통신비 절감 등을 가능하게 할 보편적 통신복지 정책"이라며 "이번에 발의한 공공와이파이법은 이런 통신복지 실현에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와이파이법이 조속히 통과돼 공공와이파이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개선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제정안, 어떤 내용 담겼나

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했다.

국가는 공공와이파이시설의 설치·정비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 및 시행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이 의무화(제3조)된다. 지자체는 국가의 시책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공공와이파이 활성화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 정책을 효율적으로 수립·시행하기 위하여 공공장소별 이용수요, 이용현황, 애로사항 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제8조)을 마련하기도 했다.

공공와이파이위원회 신설·운영(제4~5조)도 담겼다.

공공와이파이에 관한 주요 정책과 계획을 심의·조정하고 그 추진사항을 점검·평가하며 그에 대한 표준을 설정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과기정통부 소속으로 '공공와이파이위원회'를 둔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 1명을 포함한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위원회 구성·운영 등 필요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는 심의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계 공무원 및 공공기관 임직원, 공공와이파이에 관한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이나 관련 이용자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고, 관계 기관 등에 대하여 자료 등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에 관한 부분도 있다.

법안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기본계획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3년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행계획을 종합해 수립하고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관계 중앙행정기관장과 지자체장은 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위원회에 제출하고, 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시행계획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사항의 변경도 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정부 역할 강화… 힘 논리 편중 우려

법안은 공공와이파이 구축·운영의 계획 수립과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 중 주목을 받는 부분은 '공공와이파이위원회'다. 위원회는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과 관련된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립·시행·변경·평가·점검에 관한 사항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과 관련된 정책, 법·제도 개선에 관한 사항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과 관련된 표준 설정 및 모니터링에 관한 사항 △그 밖에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과 관련하여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을 심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쉽게 말해 위원회는 공공와이파이의 물적·제도적 전반에 걸친 사항을 심의할 권한을 갖고 있는 셈이다.

와이파이 산업계는 법안 자체가 중앙 정부나 대기업 집단의 의중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무선랜 설계 전문업체 대표는 "위원회 위원은 공공와이파이의 제공 및 이용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이 위촉한다는데, 만약 대형 기간통신사 임직원을 위원으로 위촉할 경우 공공와이파이 사업 자체가 대형 통신사 위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대기업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기 쉬운 반면 지자체·중소기업의 입장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자체가 정부의 관리지침을 따르도록 의무화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법안은 효율적인 공공와이파이 제공 정책 시행을 위해 과기정통부 장관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리지침을 고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 중앙행정기관장 및 지자체장은 이 관리지침에 따라야 한다고 돼 있다.

산업계에서는 지역별 특성에 맞춰 지역 방송사업자(SO) 회선을 이용해 공공와이파이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사례들이 있는데, 관리지침으로 SO들이 충족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울 경우 대형 통신사 회선을 쓸 수밖에 없는 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은 기가비트(Gbps)급 속도 이상의 유선 백본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부가 관리지침을 통해 지역 SO의 100Mbps급 회선 사용을 제한할 경우 지역 업체를 배제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등 민간의 임의적 자격·인증을 관리지침을 통해 요구할 경우 인증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국내 중소규모 장비 제조업체들이 사업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 무선망 구축 사업(한국정보화진흥원)이나 스마트서울 네트워크 구축 사업(서울시) 등에서 발주처들이 무선 엑세스포인트(AP) 장비에 대해 와이파이 얼라이언스의 인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와이파이 설비 구축·관리 업체들은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중소규모 기업이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라고 강조하며 "정부와 지자체가 중소기업 보호·육성을 위해 해당 사업에서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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