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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 통신비' 정책 강행…통신업계 '당혹감'
‘2만원 통신비' 정책 강행…통신업계 '당혹감'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0.09.15 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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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전자결제시스템 구축에 수백~수천만원
사회적 책임지고 비용 분담 주장까지 나와

“효과 없이 혈세 낭비” 국민·여야 ‘한목소리’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안이 강행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통신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안이 강행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통신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각계에서 들리는 부정적 여론에도, 여당이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 정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신요금 9300만원 상당을 정부로부터 보조받는 모양새가 된 이통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14일 통신비 지급 등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정부가 제출한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착수했다.

이번 통신비 지원안은 비대면 활동 증가로 인해 전 세대에서 통신비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하에 추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0일 정부는 4차 추경안을 발표하며, 만 13세 이상 전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1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원을 받는 국민은 4640만명이며, 총액은 약 9300억원으로, 지원 대상은 내달 청구되는 9월치 이동통신 요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통신사들은 공식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한 모양새다. 얼핏 1조원의 지원금을 받는 모양새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 으로 인한 미수가 빈발할 가능성이 없는 한, 국민에게 정상적으로 요금을 받든, 나랏돈을 받든 통신사 입장에서 달라질 것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원 정책이 본격화되면 통신사들은 즉시 1회성으로 개편되는 징수시스템 구축에 들어가야 한다. 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이통3사와 수십 곳의 알뜰폰업체들은 정부 추경안에 맞춘 전자결제시스템 및 징수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각사별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개발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여기에 기간통신사로서의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10일 논평을 통해 "통신비를 지원한다면, 절반은 정부가 예산으로 직접 집중지원하고 이통사가 나머지 절반을 요금에서 직접 감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매년 3조원이 넘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인 이동통신 3사가 고통분담이나 사회적책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통신비를 감면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득은 없고 실만 기대되는 형국이지만, 통신업계로서는 정책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2만원 통신비 지원정책은 여야를 비롯, 국민의 지지도 받고 있지 못한 정책으로 드러났다. 리얼미터가 1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2%가 통신비 2만원 지원안이 잘못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37.8%에 그쳤고, 4.0%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념성향별로는 보수성향의 64.2%가 잘못한 일이라고 응답했으며, 중도성향의 67.5%, 진보성향의 42.8%가 잘못한 일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0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통신비는 돈이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기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같은 예산으로 1회성 통신비를 지급하는 대신에, 공공장소에 무료 와이파이망을 대폭 확대한다면, 국민들의 통신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다수 국민이 정액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통신비가 늘지 않아, 이동통신 3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도덕적 해이로 1조원의 돈을 효과 없이 낭비하게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명분·실리 모두 부족한 포퓰리즘 사업에 정부가 공을 들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예산심사과정에서 철저히 밝히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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