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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능동적 스마트시티를 꿈꾸며
[기자수첩] 능동적 스마트시티를 꿈꾸며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09.16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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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이 있다. ‘사도’라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도쿄를 쳐들어오면, ‘에반게리온’이라는 로봇이 출동해 이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거의 25년이 다 된 애니메이션이지만 로봇 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사도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된 제3신도쿄시다.

사도가 쳐들어오면 도시는 말그대로 사도의 공격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적의 요새로 돌변한다.

도심의 주요 건물들은 지하로 하강해 수납되며 시민들은 지정된 대피소로 안내된다. 도시 곳곳에 요격용 방어체제까지 갖춰, 때에 따라 에반게리온의 전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저 공상과학만화 속 미래 도시의 모습이라고 치부하기엔 현재의 스마트시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나 싶다.

이미 지구촌 곳곳을 강타하고 있는 재난재해가 전례없는 규모와 강도로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사례를 찾아볼 필요도 없다. 올여름 우리나라를 강타한 집중호우와 홍수, 태풍 등의 피해로 쑥대밭이 된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히, 사도가 쳐들어온 급이다.

갈수록 재난재해의 규모와 강도는 넓고 강력해질 것이라고 한다. 한 개인이 이러한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도시가 보다 능동적으로 시민의 안전을 사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때다. 지금처럼 각종 재난재해가 예고됐을 때 시민에게 대처를 맡기는 차원이 아닌, 도시가 스스로 재난재해에 맞서야 한다는 얘기다.

거의 군사 요새급으로 변신하는 제3신도쿄시 만큼은 아니더라도, 태풍이 예고되면 해일 방지용 방파제가 솟구쳐 오른다든지, 하천이 일정수위에 다다르면 범람방지용 펜스가 펼쳐진다든지, 내리는 비의 양에 따라 도시의 배수구 크기가 자동으로 조절된다든지 하는, 도시가 재난상황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시스템을 그저 상상만으로 그쳐선 안 될 시기가 왔다.

지능형 SOC는 그 첫걸음이다. 정부가 2025년까지 10조7000억원을 들여 SOC의 디지털화를 이루겠다고 나선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이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사업과 반드시 직간접적인 연계를 이뤄야 할 것이다. 도시와 SOC를 따로 분리해서 놓는 건 바늘에 실을 꿰지 않고 바느질을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사도의 습격은 시작됐다. 에반게리온을 만드는 게 빠를지, 제3신도쿄시급의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게 빠를지, 답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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