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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
[창가에서]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10.19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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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편집본부장
이민규 편집본부장

“올해가 한국전쟁 70주년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은 지난 7일 열린 ‘밴 플리트상’ 시상식에서 이런 소감을 전했다. ‘밴 플리트상’은 미국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상의 취지에 비춰볼 때 RM의 수상소감은 자연스럽고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수상소감에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BTS의 발언이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의 희생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번 논란에서 보듯 중국인들은 자국 중심의 민족주의 성향이 무척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문화·예술에 관한 순수한 발언이나 비평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논란을 키우는 일이 다반사다.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상대성을 존중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태도가 유감스럽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창의와 혁신을 이끌어내는 힘이다.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만들려면 편향된 가치와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드넓은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기초자산으로 일컬어지는 빅데이터 역시 다양성을 바탕으로 성장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들이 함께 저술한 전문서적 ‘빅데이터 플랫폼 전략’에 따르면, 데이터의 다양성은 정보의 가치를 건강하게 만든다.

다양성이 떨어지면 한쪽에서 제공하는 일방적인 데이터를 반영할 확률이 높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다양성에 바탕을 둔 빅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요컨대 빅데이터 기술은 많은 양의 정보가 빠르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분석, 가공하기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디지털 뉴딜 정책의 핵심과제인 ‘데이터 댐’ 구축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계·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소기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에 정부는 공공데이터 14만2000개를 신속하게 개방하고, 1300종의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세계적인 석학들 사이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타일러 코웬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는 지난 11일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에 게재한 칼럼에서 “노벨상의 가치가 매년 떨어지고 있으며, 더 이상 대중의 흥미나 긴장감을 유발시키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성별과 학문, 인종에 대한 다양성의 결여로 노벨상의 권위가 하락하고 있다는 다수 전문가의 지적을 대변한 말로 풀이된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너와 내가 항상 같지 않고 다르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내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며, 상대방은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카피라이터 정철의 말처럼 상대를 비난하거나 꾸중하기 전에 반드시 떠올려야 할 말이 있다.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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