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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역설
[기자수첩]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역설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0.10.18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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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웨비나로 열린 ‘글로벌 ICT 표준 컨퍼런스 2020’에서 ‘포노 사피엔스 시대 바꿔야할 9가지’라는 주제의 강연을 접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가 진행한 특별강연이었는데, 기대와는 달리 퍽이나 흥미로웠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슬기로운 인류를 말한다. 이들은 업무, 여가, 구매 등 일상의 많은 부분을 ‘폰’을 통해 해결한다.

태어나자마자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을 접한 1980년~2000년대 출생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해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최 교수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 모든 부는 디지털플랫폼에 있다”며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기존의 부를 이끌던 모든 절대권력이 힘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플랫폼 경제에서는 고객의 ‘손끝’을 이끄는, 즉 팬덤을 구축할 수 있는 제품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력을 이용한 광고, 도제 제도, 인맥, 경쟁제품 대비 비교우위, 최고의 스펙 등을 통해 메인 스테이지에 진출해 부를 쓸어 모았던 시대는 가고, 오로지 고객의 ‘손끝’의 선택을 받는 제품과 콘텐츠에 부가 쏠리게 된다.

최 교수는 삼성과 애플의 시가총액이 6배나 차이나는 이유는 제품의 우열이 아니라 ‘팬덤의 유무’에 차이가 있으며, ‘배달의 민족’ 앱이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에 4조8000억여원에 팔린 요인도 앱이나 시스템의 우수성이 아닌, 그 앱이 700만명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ICT에도 인간 존중, 즉 휴머니티가 깔려야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진정성을 오래 지속할수록 팬덤은 공고해진다.

또 ICT에 문화와 감성을 입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말을 하는 그가 인문학자나 미래학자가 아닌, 기계공학과 교수라 더 흥미로웠다.

이미 고객 만족만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제품을 만들어온 실력 있는 ICT 플레이어들은, 변화된 경기장에서 승자가 됐거나, 될 날이 머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이들은, 지금부터라도 고객의 숨은 욕망을 읽어야 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제품을 세상에 내놔야 한다.

제품이 감동적이면, 고객들은 알아서 찾아올 것이고, 팬덤을 형성할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MZ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서울 강남역 한복판에 7층 규모의 복한문화공간인 '일상비일상의틈'을 오픈했다. 실제 살아있는 식물과 미디어월을 통한 가상의 숲을 통해 '리얼플랜트'를 구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통신사가 자사 이미지에 감성을 입히고 소통하려는 좋은 시도의 사례다. LG유플러스는 9월 한 달 동안 유기동물 인식개선 SNS 참여 캠페인을 진행, 3800여건의 댓글을 통해 적립된 약 400킬로그램의 사료를 동물권행동 카라에 기부하기도 했다.

ICT인들이여, 지금이라도 고객 감동을 최우선순위에 두는 것으로 경영과 제품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꿔보면 어떨까. 변화된 게임의 법칙은 노력의 대가를 선사할 것이라 믿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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