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권∙악성댓글 문제없어
삼성, ‘네온’ 사업모델 구체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인간, ‘인공인간(Artificial Human)’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인간은 사람과 거의 흡사한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을 표방한다.
이미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컴퓨터그래픽(CG)으로 그려진 등장인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이는 특수효과의 일종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즉, 사람이 아닌 생물을 표현하거나, 움직임은 사람이지만 겉모습은 특수분장을 한 모습일 때 배우가 연기를 먼저 한 후 그 위에 CG 처리를 하는 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공인간은 그 자체로 사람이다. 겉모습은 물론 사람의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실제 사람과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사람이 뇌가 있듯, 인공인간에겐 인공지능(AI)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인공인간의 잠재적 가치는 사람이 출연하는 거의 모든 영상물을 인공인간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데 있다.
뉴스를 전달하는 앵커나 제품을 추천해주는 쇼핑 호스트, 고객 응대를 제공하는 점원, 사용자와 대화하고 도움을 주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실존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초상권 문제에 자유롭다. 당사자에겐 큰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악성댓글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정교함이 더욱 배가된다면 배우가 인공인간과 연기 합을 맞춰야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인공인간은 삼성전자의 미래기술 사업화 벤처 조직인 스타랩스(STAR Labs)가 처음 선보인 개념이다. 이른바,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NEON)’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전시회에서 최초로 공개된 ‘네온’은 실제 사람과 같은 형상과 표정으로 사용자에게 반응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실제(Reality)와 같은 인공인간의 자연스러운 형상과 행동을 실시간(Realtime), 그리고 반응형(Responsive)으로 제공하는 ‘코어 R3(CORE R3)’ 소프트웨어(SW) 기술이 핵심이다.
스타랩스는 네온을 활용해 2가지 기업용 서비스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는 네온을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제작’ 서비스 모델로, 미디어·교육·리테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형태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앱·웹·리테일 환경에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고객 응대 서비스형 ‘네온 워크포스’ 모델이다.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와 인공인간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이러한 서비스 모델 구체화에 힘을 실었다.
CJ는 네온을 활용해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으로, 그 첫번째 프로젝트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선정,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스타랩스는 조만간 국내 한 금융사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체 측은 네온에 탑재될 기술인 ‘스펙트라(Spectra)’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AI의 학습, 감정, 기억을 담당하는 기술로, 연내 개최 예정인 ‘네온월드 2020’에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