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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새 봄엔 어떤 나무를 심을까
[창가에서] 새 봄엔 어떤 나무를 심을까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11.02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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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편집본부장
이민규 편집본부장

2020년도 채 두 달이 남지 않았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올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 맞을 채비를 해야 할 때다.

대다수 기업에서는 이맘때부터 내년도 사업계획서를 만들기 시작한다. 월별 예상매출과 수익을 분석하고 목표치도 설정한다.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전략을 수립하고 시장의 변화를 전망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미래를 내다보는 일은 무척 어렵다.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가 불확실성의 암운에 갇혀 있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저성장 구조를 냉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몹시 힘겹다.

이런 현실에서 내년도 경제·사회의 물줄기가 어디로 흐를 것인지 예측하는 일은 고도의 예지력과 분석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앞날을 조망하기 어렵다고 ‘무계획’이나 ‘임기응변’만으로 경영의 정글에 뛰어드는 건 매우 위험하다. 비무장으로 적군과 맞서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막연한 긍정론과 낙관론을 펼치며 기존 관행에 기대어 새해를 맞이하는 것 역시 무모하다. 세상살이는 결코 내가 생각하고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기 마련이다. 돌발변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삶은 더욱 고달파진다.

하여, 미래가 잘 보이지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신년설계도를 그려야 하는 건 모든 기업이 해를 넘기기 전에 마무리해야 할 큰 숙제다. 정확한 예측과 전망에 대한 부담 때문에 몸을 사리다간 생존경쟁에서 도태되기 십상이다. 경영의 일반론이요, 시장의 법칙이다.

좀 더 시야를 넓혀 세계사, 경제사의 발자취를 짚어보자. 인간은 숱한 도전과 응전을 반복하며 진보와 발전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굴려 왔다.

30년 전 아시아 변방의 이름 없는 회사에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도 그러하다. 삼성은 도전과 혁신의 에너지를 불태우며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섰다.

글로벌 경제의 맥을 짚고 소비자의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기 위해 온갖 전략과 전술, 개인기를 동원했다. 애니콜 휴대전화기 15만 대를 부수고 불사르며 품질경영의 DNA를 일깨웠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삼성은 경영의 대전환기마다 미래의 먹거리가 될 신수종(新樹種) 사업을 발굴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이 그러했고 최근 세상을 떠난 이건희 회장도 미래로 가는 큰 다리를 놓았다.

특히 삼성은 지난 2008년 주력사업인 반도체 외에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의료기기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했다.

10여년이 지난 오늘날, 태양전지 사업에서는 손을 뗐고 LED도 사업규모를 대폭 줄였다. 그러나 바이오와 자동차용 전지는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넓게 바라보자면 ‘절반의 성공’인데, 절반이 갖는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은 그 '절반의 힘'으로 또 다른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은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인공지능과 5G, 전장 부품, 바이오를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했다. 삼성이 10여년 뒤 이들 사업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는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신수종 사업을 찾기 위한 불면의 시간들이 도전과 혁신의 에너지와 융합해 기업의 성장과 도약에 든든한 기초자산이 될 것이란 점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을의 뒤안길에서 새 봄에 어떤 나무를 심을 것인지 생각해보자. 그 나무에서 피어날 꽃과 열매를 상상하는 일이 가슴 벅차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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