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선점’ 35개사 신청
과도한 데이터 공유 부작용
“현행 과징금, 피해엔 부족”
금융감독원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 대상 35개사에 대해 사업계획서 심사에 돌입했다. 사업을 신청한 금융권과 핀테크 업체들이 사업권 확보를 위해 분주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 활성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인 ‘개인정보 관리 소홀 및 피해 구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인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정보를 신용이나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마이데이터를 이용하면 각종 기관과 기업 등에 분산돼 있는 자신의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으며, 본인신용정보관리업체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받을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심사는 예비허가 심사(2개월)와 본심사(1개월)로 나눠 진행한다. 금융당국은 3개월 간의 심사 기간을 거쳐 내년 초 자격을 갖춘 기업에 마이데이터 사업자 자격을 부여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에서는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이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지방은행 중에는 경남은행이 신청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은행과 별도로 참여했다.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와 카카오(카카오페이), NHN(NHN페이코) 등 빅테크 기업들도 예비허가 신청서를 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가 신청했다. 카드업계에서는 롯데카드를 제외한 BC카드, 신한카드, 삼성카드, 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이 참여했다.
예비허가 신청에는 핀테크 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다.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밖에 레이니스트, 보맵, 핀크, 한국신용데이터(캐시노트) 등 주요 핀테크사들도 신청했다. 핀테크 기업은 모두 14곳이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이들 업체에 대한 심사항목은 자본금 요건(5억원)을 비롯해 시스템 구성, 보완 체계 구축 등 물적요건과 인력요건 등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시스템 구축과 인력 확보 등을 감안하면 최대 100억원 이상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동반됨에도 불구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은 참여업체들에게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개인의 동의 하에 제공되는 △계좌 정보 △대출 정보 △카드 정보 △보험 및 보험대출 정보 △금융투자상품, 증권계좌 정보 △간편결제, 주문 정보 등 핵심 정보를 통해 대출중개업, 보험중개업, 자산관리업 등 금융서비스업 전 분야로 확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 의료, 유통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데이터 공유 범위 확대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적은 시간을 들여 최적의 가격으로 금융, 의료, 유통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데이터 공유가 과도하게 진행될 경우 사생활 침해, 정보 유출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개인신용정보가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점 △오픈뱅킹으로 지급결제가 과거보다 더 용이해졌다는 점에서 금융사고 발생시 피해규모는 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부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고객정보의 관리 소홀, 해킹 등으로 인한 고객정보유출 및 지급결제 관련 금융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서영수 연구원은 “고객 정보 관리 소홀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며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3%(매출이 없거나 산정이 어려울 경우 200억원 이하)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한 번의 금융사고만으로도 수만 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전례에 비춰 소비자들이 입는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은 처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3월 이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소비자 보호는 강화되지만 징벌적 배상제도 등이 빠져 있어 소비자 보호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