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36 (금)
[기자수첩] 뭘 먹고 살아야 하나
[기자수첩] 뭘 먹고 살아야 하나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11.04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안팎으로 경제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니 해왔던 것만 붙잡고 있으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의식이 팽배하다.

이통업계는 약속이나 한 듯 ‘탈통신’을 선언하고 나섰다.

KT는 미디어, 금융 등 비통신 분야에 적극 진출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SK텔레콤은 사명의 ‘T’가 텔레콤이 아니라 테크놀로지, 투모로우를 뜻하는 거라며 기업의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기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언가 재미있는 것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건설 쪽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국내외 투자가 얼어붙었고 정부가 연일 부동산 규제를 가하는 마당인데, 한쪽에선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마냥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순 없다는 듯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이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본업에 조금이라도 발을 걸칠 부분이 있어야 리스크가 덜해지겠지만 아예 생뚱맞은 먹거리를 찾아나선 곳도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신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전기차 충전, 드론 개발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현대건설은 로봇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위기는 곧 기회’임을 모르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모습은 분명 산업계에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이는가. 모두 대기업이다. 제아무리 위기라지만 그동안 견고하게 뿌리내린 본업이, 혹은 모그룹의 자금줄이 밑바탕이 됐기에 이 혹한도 버텨내는 것이요, 신사업도 벌일 수 있는 것이리라.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면 본업을 유지하는 것조차 생존 문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해도 그때까지 버텨낼 재간이 없다.

출입했던 업체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근래 유독 자주 들린다. 중소기업으로 살아남기 척박한 이 땅에 꿋꿋하게 제 한몫을 이뤄내던 업체들이다.

거기다 대고 왜 이런 위기상황을 대비해서 신사업에 투자하지 않았냐고 말할 수 있을까. 그걸 모르는 경영자는 없었을 테지만 이조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느껴지는 극심한 온도차가 씁쓸할 뿐이다.

남일이 아니다. 신문사는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이미 신문을 고대유물 쯤으로 아는 세대가 등장했고 요즘은 뉴스도 다 영상으로 본다. 신사업? 어불성설이다.

먹고 살 고민이 깊어질수록 이슬만 먹고 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19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