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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공공와이파이 직접 운영' 입법 추진
'지자체가 공공와이파이 직접 운영' 입법 추진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0.11.17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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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홍정민 의원 대표발의

지역 중소규모 공사업체
구축 사업 직접수주 기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이 발의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경주시]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이 발의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경주시]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제공 사업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정보통신산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공공와이파이 인프라 구축 사업에 중소규모 정보통신공사업체의 참여 확대가 기대된다.

 

■지자체가 와이파이 직접 운영 가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대표발의했다.

홍정민 의원은 제안이유에서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한 자는 경찰 또는 재해구조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 해금 치안 유지 또는 긴급한 재해 구조를 위해 사용하게 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그 설비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설치한 목적에 어긋나게 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현행법의 한계에 대해 짚었다.

그는 이런 금지 규정은 지자체 등이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추진하는 공공와이파이 사업과 민간의 자가전기통신설비 이용 영업 행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아 공공와이파이 사업의 적법성을 두고 갈등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가나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이 공익을 목적으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계층·지역 간 디지털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등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홍 의원은 설명했다.

개정안은 '제2조 제6호의2' 및 '제65조의2' 등의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제2조 제6호의2'는 '와이파이'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무선 접속 장치가 설치된 곳에서 전파 등을 이용해 일정 거리 안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리 통신망을 와이파이로 규정한 것이다.

'제65조의2'는 자가전기통신설비 설치·사용에 관한 특례를 규정했다.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은 법 제65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공익을 목적으로 공공장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기 위해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이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설기준 및 보안인증시스템을 갖추도록 했다.

현행법 제65조 제1항은 자가전기통신설비를 설치한 자는 그 설비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설치한 목적에 어긋나게 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 공공분야에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게 가능해진다.

 

■개정안이 산업계에 미칠 파장은

무선랜 등 관련 산업계는 서울시가 자체 공공와이파이인 '까치온'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위법성 논란이 일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의원실은 이번 개정안 발의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를 거친 바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행법 체계에서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은 통신사업자의 사업 영역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 같은 법리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까치온 사업에 대해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최근 이 두 기관은 합의를 통해 서울시 산하 재단에 까치온 운영을 위탁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법률 개정을 통해 지자체가 직접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정보통신공사업체들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공공와이파이 인프라 구축을 직접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대형 통신사를 통해 추진하는 전국 공공와이파이 인프라 구축 사업은 회선, 장비 설치를 통신사가 모두 수행하는 구조다. 물론 통신사가 전국의 회선, 장비 구축을 모두 직접 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협력사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하도급 과정에서 공사비용 감액 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공사업체들은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 9월 "올해 공공와이파이 신규 구축 및 품질고도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통신사는 공사업체와 협력하며 연내 사업을 완료해 달라"는 발언을 두고 적정공사비 확보를 당부하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만약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지자체는 자가망을 이용해 와이파이 인프라를 직접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서울시 까치온 사업의 경우, 서울시가 자가망 확대 구축 공사를 발주해 정보통신공사업체들이 이를 수주하기도 했다. 대형 통신사가 아니라 중소규모 공사업체들이 공공와이파이 인프라 구축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지자체가 인프라 구축 사업을 공공입찰을 통해 추진할 경우 공사업체의 적정공사비 확보도 두텁게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예산에서 정해진 낙찰률을 적용받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적정공사비 확보는 고품질 시공과도 직결된다.

반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반발이 예상된다. 우선 지자체의 공공와이파이와 통신사의 공공와이파이가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통신사를 통해 제공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의 경우 고장 및 저품질 문제로 시민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또한 지자체의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제공 사업이 성공을 거둘 경우, 통신사의 이동통신망 이용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통신사의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

공사업체들은 대기업인 통신사들의 입김으로 개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중소기업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법안 처리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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