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6 22:48 (화)
무리한 가격기준 설정…오토캐드 쓰기 겁난다
무리한 가격기준 설정…오토캐드 쓰기 겁난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0.12.01 0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토데스크, 새 가격기준 제시
1개 프로그램, 1명만 사용 가능
추가 구매·비용 증가 불가피

불합리한 공급 정책 맞서
9개 협·단체 공동대응 강화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지난 27일 협·단체 간담회를 열어 오토캐드의 불합리한 공급정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엔지니어링협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지난 27일 협·단체 간담회를 열어 오토캐드의 불합리한 공급정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엔지니어링협회]

건축설계 및 모델링 프로그램인 ‘오토캐드(AutoCAD)’의 국내 공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프로그램 공급사 측에서 새로운 가격기준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과중한 비용부담을 지게 됐다는 게 건축설계 및 엔지니어링 업계의 지적이다. 관련업계는 공급사 측의 무리한 가격기준 설정이 설계 및 모델링 프로그램의 독과점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자인·설계 소프트웨어(SW)분야 글로벌 기업인 오토데스크(AutoDesk)는 수년전부터 새로운 방식의 오토캐드 가격기준을 적용해 왔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2016년 영구 라이선스 방식을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종전의 영구 라이선스 방식을 적용할 경우, 프로그램 이용자가 SW 라이선스를 한 번 구매하면 업그레이드 비용을 제외하고는 추가로 돈을 내지 않고 해당 SW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서브스크립션 방식을 적용하면 이용자는 일종의 정기구독료 명목으로 공급사 측에 매년 일정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올해 들어서는 또 다른 가격기준이 제시됐다. 오토데스크는 지난 5월 7일부로 ‘네임드(named)’ 유저기반의 새로운 라이선스를 출시하고 기존 일련번호에 바탕을 둔 라이선스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

‘네임드’ 라이선스의 핵심은 1개 프로그램을 오직 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개 프로그램을 여러 사람이 쓸 수 있었던 종전의 기준보다 더욱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다.

건축설계를 주력사업으로 수행하는 업체의 경우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해 SW 라이선스의 추가구매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체마다 SW 라이선스 추가구매에 따른 비용이 다르지만, 설계 전문업체의 경우 종전보다 4~7배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서브스크립션 방식의 가격기준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불과 3년 만에 새로운 가격기준이 제시되면서 관련업계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업무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정보통신 설계업체들도 수시로 바뀌는 가격기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보통신 설계업체 구매담당자는 “저작권 관계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SW 개발·공급사의 입장도 충분히 존중해야겠으나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갑작스런 가격기준 변동에 엄청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토데스크의 가격기준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고, 법무법인을 통해 중소기업의 저작권 위반 문제를 지적하며 SW 라이선스의 추가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더 큰 압박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토캐드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자 관련업계가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지난달 27일 협회에서 관련 협·단체 간담회를 열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오토캐드의 불합리한 공급정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엔지니어링협회를 비롯해 △공간정보산업협회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 △한국기술사회 △한국산림엔지니어링협회 △한국설비기술사설계협회 △한국설비기술협회 △한국전기공사협회 △한국정보통신감리협회 등 9개 협 ·단체 관계자가 참석해 당면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협·단체 관계자들은 설계 SW 시장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정보를 교류했다. 아울러 향후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업계가 불합리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오토캐드의 독과점 시장구조에서 오는 폐해를 막을 수 있도록 적합한 대안캐드를 발굴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이 밖에도 엔지니어링협회는 SW 라이선스를 둘러싼 문제점 개선과 대안캐드 활용방안에 대해 정부 등에 건의하기로 했다.

한편, 독과점은 어떤 상품의 공급에 있어서 경쟁자가 하나도 없는 독점과 경쟁자가 있기는 하지만 소수인 과점을 합친 말이다.

한 회사가 시장 점유율을 50% 이상 차지하면 독점이 되며, 셋 이하의 회사가 시장 점유율의 75%를 차지하면 과점이 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오토캐드의 시장점유율을 약 80~90%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 금지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대한 명확한 이해도 요구된다. 해당 조항을 살펴보면 상품의 가격이나 용역의 대가를 부당하게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거나 상품의 판매 또는 용역의 제공을 부당하게 조절하는 행위 등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에 해당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16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