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39 (목)
[기자수첩] 유튜브 먹통에 올스톱 된 대한민국
[기자수첩] 유튜브 먹통에 올스톱 된 대한민국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0.12.16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튜브 천하다. 텍스트로 ‘읽는’ 정보 보다 영상으로 ‘보는’ 정보가 대세가 됐다.

무엇보다, 이것만 잘해도 갑부가 될 수 있다고 하니 너도나도 동영상 올리기 바쁘다. 좋아요와 구독자 수는 어느덧 권력이 됐다.

앱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한 앱은 유튜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를 카카오톡, 네이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순으로 줄을 섰다.

카카오톡, 네이버가 거의 인터넷 포털로서 스마트폰 시절 이전에도 있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내 모바일 시장은 외산 서비스가 장악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사용자의 선택이라고 하기엔 그 선택지가 너무 좁다. 일단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개통하려면 구글 아이디가 있어야 하고 그렇게 만든 아이디는 구글의 서비스는 물론이요, 웬만한 모바일 앱들에 연동이 된다. 누가 번거롭게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겠는가.

카카오와 네이버도 동영상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애초에 구글의 유튜브와는 출발선이 다른 셈이다.

그렇게 유튜브는 동영상에 관한 한 세계를 장악했고 네티즌들은 유튜브 없인 영상을 재생할 생각조차 못하게 됐다. 늘 그래왔듯, 대안이 없는 서비스는 불안감도 함께 증폭시키기 마련이다.

아니나다를까, 일은 터졌다. 14일 저녁, 유튜브가 약 40분간 접속불능이 된 것이다. 저녁이었기에 망정이지 요즘 각종 기업 행사도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B2B 시장도 발칵 뒤집힐 뻔했다.

유튜브로 먹고 사는 사람이 많아져서 이들의 생계에도 타격이 있었을 법하다. 유료 이용자 역시 상당수다. 서비스 불통에 대한 보상 조치가 이뤄져야 합당할 것이다.

그런데 국내 법이 정한 바에 따르면 보상은 묘연하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뿐만 아니라 부가통신사업자도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져야 한다. 하지만 손해배상은 서비스 장애가 4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에만 이뤄지게 돼 있다. 40여분 먹통된 이번 사태는 해당 사항이 아닌 것이다.

정부는 구글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원인 파악을 위해 관련 사실과 조치사항에 관한 자료를 제출케 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자로선 보상은 고사하고 그저 먹통의 이유라도 알 수 있으면 감지덕지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국내 OTT서비스인 웨이브가 최근 발생한 유료 서비스 장애에 대해 프리미엄 영화 12편을 볼 수 있는 패키지를 무료 제공하는 보상안을 내놓은 것과 대비된다. 네이버도 지난 8월 네이버페이 서비스 장애에 대해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과금된 광고비 전액을 환불한 바 있다.

사실, 사용자들이 돈 몇 푼 받자고 열을 올리는 건 아닐 것이다. 적어도 그들로부터 매년 수천억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법적 대응이나 손익 계산을 하기 이전에 도의적인 책임부터 지겠다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고객들도 지갑을 여는 데 기분이 덜 나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앱스토어와 관련해 ‘앱 통행세’ 논란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 구글이다. 이번 먹통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은 구글이 평소에 한국 고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25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