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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AR은 게임, 아니고 산업’ 낡은 규제 틀 깨야”
“‘VR·AR은 게임, 아니고 산업’ 낡은 규제 틀 깨야”
  • 김연균 기자
  • 승인 2021.01.0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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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외 B2B 시장도 급속 성장
하드웨어 시장규모 5조원 돌파

VR·AR융합 서비스 영역 확대
5G기반 신규서비스 런칭 가세

기술 및 산업 총괄 법령 부재
소관부처마다 적용기준 제각각
증강현실 기술들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선보였다. [사진=현대자동차]
증강현실 기술들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에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선보였다. [사진=현대자동차]

그동안 게임, 영화, 공연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시장이 5G 상용화와 결합해 오락과 교육뿐만 아니라 교통, 제조, 의료, 국방, 치안 등 여러 분야로 폭넓게 확산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 중 ‘디지털 뉴딜’에도 연계돼 있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기존 규제체계가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을 막는다는 지적이 일어 왔다.

VR·AR 산업은 B2C뿐만 아니라 B2B 시장에서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서비스가 도입되고, 국내 대기업 및 스타트업들의 R&D 투자와 협업을 통해 시장이 확대 중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VR·AR 하드웨어 부문은 2013년 5012억원 시장에서 연평균 40.6% 증가해 2020년 5조4497억원을 돌파했고, 콘텐츠 시장도 같은 기간 동안 27.3% 증가한 2774억원 규모에 이르렀다.

 

■융합·협업으로 영역 확장

글로벌 사업자들은 기존 플랫폼에 VR·AR 기술을 융합해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애플은 VR·AR의 입력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장갑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AR 기능이 탑재된 신형 ‘아이팟터치’ 출시에 이어 AR 앱개발도구 Arkit3도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무선 VR헤드셋 Oculus Go, 온디맨드 콘텐츠 감상 Oculus TV, 라이브공연 감상 Oculus Venues 등을 출시, 오큘러스기반 소셜 VR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VR플랫폼인 데이드림 및 데이드림 HMD(머리 착용 디스플레이) 판매를 중단하고, 구글렌즈 및 AR지도 내비게이션 등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AR분야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내 사업자들은 VR·AR 기술업체 및 서비스 사업자들과 협력해 5G, VR·AR 기반 신규서비스를 런칭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VR헤드셋 디바이스를 출시하고 SW 업그레이드를 통해 스마트폰과 호환성을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SKT는 매직리프, 오큘러스, 신세계 아이앤씨, 육군사관학교, 페이스북, 넥슨, 카카오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와 제휴해 VR·AR 기반의 실감형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으며, KT는 VR·AR 기반의 쇼룸서비스, 스마트스테이션, 영상통화앱, 시니어타운, 스포츠멀티뷰중개, VR전용 스타콘텐츠, VR부동산, 스마트발전소, VR수술가이드 및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LGU+의 경우에도 구글과 함께 5G 실감형콘텐츠를 제작하고 엔리얼라이트 글래스를 국내에 독점으로 유통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5G 클라우드 VR게임을 공개하고, 을지재단과 5G스마트병원 서비스, 카카오와 실사기반 스타이모티콘 제작, 서울시와 실감형 교육콘텐츠 등을 준비하고 있다.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기술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낡은 규제 그대로는 ‘부적합’

주요 사업자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VR·AR은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생태계형 산업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국내 법·제도 실정은 VR·AR 기술 및 산업 전체를 총괄하는 법령도 존재하지 않고, 생태계 내의 해당 영역에 따라 소관부처도 각기 다른 법령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콘텐츠 등급 분류는 영상물등급위원회·게임물관리위원회, 저작권·안전성 검사는 문체부, KC인증은 산업부, 전자파 적합성평가는 과기정통부에서 맡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규제들을 신산업인 VR·AR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규제의 취지나 대상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21년 주목 받는 대안으로 ‘가상·증강현실 분야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이 거론되고 있다.

규제혁신 로드맵은 VR·AR 기술의 발전 방향과 상용화 시기를 3단계로 나눠 예측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시청각 중심에 머무른다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표정과 촉감을 입출력에 사용하고 2026년부터는 오감과 뇌를 모두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이후에는 VR과 AR로 여러 사람이 함께 협업할 수 있고 시스템에도 AI가 결합돼 점차 지능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규제혁신 로드맵은 모든 분야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제 10건과 엔터 및 문화, 교육, 제조, 교통, 의료, 공공 등 VR과 AR이 활용되는 6대 분야의 과제 25건을 담았다. 정부는 VR과 AR이 위치나 공간 데이터를 활용하고 원격업무, 콘텐츠 심의 등에 대한 다양한 규제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규제를 분석한 결과 명시적 규제가 7건, 과도기적 규제가 16건, 불명확한 규제가 12건이 있다고 봤다. 이에 규제체계를 정비하거나 신설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만들었다.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이동통신 기지국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KT]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이동통신 기지국을 관리하고 있다. [사진=KT]

■개별 산업에서의 규제 완화

공통과제로는 개인영상정보 활용기준을 마련하고 VR·AR 콘텐츠 게임물 분류 완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기준을 폐쇄회로(CCTV) 등 고정형 영상기기로 한정해 스마트글래스 등 이동형 영상기기로 녹화를 하는 데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 이에 사생활 침해 우려를 고려한 활용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의료나 교육용 VR·AR 콘텐츠도 게임물로 분류돼 등급분류를 받는 문제를 확인하고 사용처가 한정된 콘텐츠에 대해서는 게임물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엔터와 문화 분야에는 VR 모션 시뮬레이터를 규모나 탑승 인원에 따라 설치를 제한하는 규제를 해소해주는 등 5개 과제를 지정했다.

현행법상 ‘높이 2m 이상 또는 탑승인원 5인을 초과’하는 VR 시뮬레이터는 ‘일반유원 시설업’에 해당해 안정성 검사 및 허가 대상이다.

기준 완화를 통해 VR 시뮬레이터의 규모·탑승인원 외에도 탑승대상 연령이나 구동하중 등을 고려하고, 내용·형태에 따라 VR 활용 유기시설 및 기구 분류체계를 신설·개편해 공연장, 극장, 청소년 게임장 등 제2종 근린생활시설 등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개선키로 했다.

한편 교육현장에서 VR과 AR을 활용할 때 필요한 나이별 1일 교육활동 시간, 휴식지침 등을 만들어 학부모와 학생, 교사의 불안을 해소해주기로 했다.

제조에서는 VR과 AR을 활용한 원격검사를 직접검사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세부기준을 마련키로 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등의 산업 안전관리 규정은 사람에 의한 직접검사를 가정해 마련된 규정으로 VR·AR 등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원격 점검·검사 도입에 한계가 있었다.

원격검사가 현장에 도입될 경우 신속한 유지·관리 및 비용 절감 등의 검사 효율성이 높아지고, 24시간 상시관리체계가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에서는 운전 중 예외로 쓸 수 있는 ‘영상표시장치’가 장착형과 거치형만 정해져 있는 것을 ‘AR 글래스’와 같은 착용형으로도 확장하는 등 범위를 정비한다.

의료에서는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위해 AR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의료법 상 원격의료는 의사-의료인 간 의료지식이나 기술 지원에 한해 허용되고 있고, 의사-환자 간 진단 및 처방 등의 의료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시키고 있다. 향후 환자 안전을 위한 의료기기 허가, 환자의 의료비 부담 증가 등에 대한 논의 후 AR 기술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공공에서는 경찰이 긴급조회를 하는 방식이 전화나 전신에 한정된 것을 AR 기기를 활용해 수배자·수배차량에 대한 조회가 가능토록 관련 규칙 개정을 검토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VR·AR 기술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VR과 AR은 게임이 아니고 하나의 산업이라는 인식의 틀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산업 분야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고 사후에 규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낡은 규제는 사전에 완화하거나 불명확한 부분은 단계적으로 기준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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