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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쉬운 쿠팡의 뉴욕행
[기자수첩]아쉬운 쿠팡의 뉴욕행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1.02.19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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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뉴스가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NYSE) 상장이다. 

한국증시가 아닌 뉴욕증시로 가게 됐기 때문이다. 놀라움과 아쉬움이 교차할 수 밖에 없었다.

쿠팡은 2010년 8월 티몬, 위메프와 함께 ‘소셜커머스 삼총사’ 중 하나로 출발했다.

쿠팡은 물류센터에 직접 상품을 매입한 뒤 이를 저렴한 가격에, 또 빠르고 친절한 배송을 선보였다. 쿠팡맨(배송직원, 현 쿠친)과 로켓배송(배송)을 통해 시장에 안착했다.

‘로켓배송’을 선보이며 단기간에 국내 최대 e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쿠팡에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도입된 로켓배송의 경우 택배차량을 도입하지 않고 자체 차량을 이용해 택배회사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법적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받으면서 로켓배송은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쿠팡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평가가 우세했었다.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과 배송 시스템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도저히 적자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왔다.

더 이상 대규모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쿠팡의 든든한 구원투수였다. 쿠팡이 재정난으로 휘청일 때 두 번이나 거액을 지원했다.

2016년 소프트뱅크가 10억 달러, 2018년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우리 돈으로 3조6000억원 달한다.

쿠팡이 SEC에 제출한 신청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3조2000억원(119억 7000만달러)로 2019년 7조1000여억원보다 91% 성장했다. 적자 규모는 약 5257억원(4억 7490만달러)로 2019년 7205억원보다 1500억원 정도 줄었다.

이처럼 매출이 승승장구 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소비자들의 비대면 온라인 쇼핑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전 세계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쿠팡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191%) 증가했다.

특히 기업가치 산정에 발목을 잡던 적자 규모를 크게 줄였다.

로켓제휴가 더해진다면 매출 성장과 동시에 흑자 전환을 노려볼 만하다.

쿠팡의 예상 몸값은 놀라운 정도다.

외신이 분석한 쿠팡의 기업가치는 300억달러(33조원)에서 500억달러(55조원)에 달한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대상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게 된 것이다.

우리를 놀라게 한 소식이 하나 더 있었다.

쿠팡은 배송 인력인 ‘쿠친(쿠팡친구)’ 등 일선 직원들에게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무상으로 나눠주겠다는 뜻을 함께 밝혔다.

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소 아쉬운 것은 한국이 키운 기업이 해외증시를 선택한 것이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 성격의 제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쿠팡 같은 기업을 유치하려면 차등의결권뿐만 아니라 기업 관련 제도 전반을 열린 자세로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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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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