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아직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백신이 본격 보급되는 등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높아보인다.
각국 정부도 그간 멈춰있던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고 있는 모양이다. 이것이 너나 할 것 없이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발생하고 있는 문제가 원자재 값의 폭등이다.
가격 추이가 경기회복의 지표로 통한다는 구리값이 요즘 고공행진을 하는 걸 보면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있긴 한가보다.
하지만 뭐든 적당히 해야 탈이 없는 법.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구리값에 통신업계는 희비가 엇갈리는 중이다.
통신 케이블을 제조하는 전선업계는 상승된 원자재 값을 전선에 그대로 반영함으로써 영업이익이 상승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유통 및 통신공사업계는 늘어난 케이블 단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맞을까 울상이다.
특히 통신공사의 경우,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난 후 늘어난 원가 부담은 고스란히 공사업체의 몫이다. 이를 감안해 공사비를 올려주는 발주처는 거의 없다는 게 정설이다. 원자재 대란이 어느새 갑과 을의 눈치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제조업이 핵심산업인 우리나라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산업계 전반의 타격으로 비화된다. 그나마 통신업계는 영향이 덜하다 해도, ICT융합을 토대로 한 연관산업으로서의 지위가 높아진 상황이기에 타 산업의 기상도를 전혀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원자재 가격은 정상화가 될 것이다. 문제는 그 ‘시간’이다. 그 때가 언제가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올 연말까지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시간을 놓고 봤을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생존력이 극명하게 갈린다. 몇달만 자금 순환이 안 돼도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대기업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지금이야말로 상생의 미덕이 제대로 발휘돼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기업간 협력체계를 공고히 해 리스크를 ‘관리’의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어느 한 주체에 심대한 타격이 된다면 그것은 공멸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할 것이다. 이를 물심양면 지원할 정부의 주도적 역할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