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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광장]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하는 일자리공포
[ICT광장]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하는 일자리공포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1.07.04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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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정보통신기술사·세광티이씨 전무
둔촌재건축 정보통신감리단장

[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회장은 710만개의 전통적인 일자리가 향후 5년간 소멸하고 과거에 없던 200만개의 일자리가 탄생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전 세계 7세 이하 아이들의 65%는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4차 산업 혁명은 일자리 문제와 이에 따른 교육 혁신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우리 앞에 던져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간들이 AI의 노예로 추락하거나 쓸모가 없는 잉여(剩餘)인간이 되는 시대가 예상보다 더 빨리 도래될 수 있다는 일자리 공포를 던져주고 있다.

AI가 인간과의 경쟁에서 가장 먼저 정복한 분야가 바둑이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한데 이어 세계 최강 중국의 커제 9단까지 연파함으로써 1년여 만에 바둑세상을 정복하고 떠난 이후, 알파고의 후예들이 바둑 세상을 점령했다.

바둑세상에서 인간은 자신이 만든 AI를 신(神)으로 떠받들고 있다. 이런 풍경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바둑의 AI신은 종교의 신과는 다르게 실시간으로 바둑세상에서의 자신의 전지전능함을 증명해 보여준다. 그러나 AI 바둑 신은 말이 없다.

AI가 바둑의 신이 되는 이 짧은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간들은 미래 세상에 관해 공포에 사로잡힌다. 이런 현상이 인간사회의 다른 분야까지 확대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 진짜 확대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수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신들이 탄생할지 궁금하다.

현대판 예언자 히브리대 유발 하라리교수는 “19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는 새로 대두한 노동자계급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있었다”며 “이제는 AI 발전으로 일자리가 없어진 잉여 인간 수십억 명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발등의 불’은 사라지는 일자리이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론자들은 이번만은 이전과 다를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1, 2, 3차 산업혁명 때에는 일자리 대체의 주체가 하드웨어였지만, 미래에는 AI 소프트웨어, 그것도 플랫폼 형태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치를 높여가는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을 보면, AI시대 문제는 일자리 소멸만이 아니고, 플랫폼 노동자의 양산과 그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으로 대표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AI 로봇이 육체적 노동과 지적 노동력을 대체하고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는 순간 인간의 노동 가치가 폭락하므로 할 일이 없는 잉여인간으로 추락한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플랫폼을 움직이는 AI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어 노동 착취 수준으로 혹사당하고 과로로 사망하는 것이 이미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AI로봇이 인간의 일을 빼앗아 가는 현상을 ‘노동의 종말’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닌, 원시 인간의 노동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노동의 정상 회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요즘 플랫폼 노동자들의 치열한 노동 행태와 극단으로 대비되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일자리 공포는 어떻게 전개될까? AI로봇에게 대부분의 노동을 넘겨준 잉여인간들은 기본소득(Basic Income)으로 빈둥거리면서 살아가야만 할까? 게으름이 무기력과 나태가 아닌 탈(脫)노동 시대의 새로운 인류의 모습 역시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잉여인간에게 주어진 게으름의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우리 인간들의 지혜로운 판단과 연대(連帶)와 실천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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