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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다시 동반성장을 생각한다
[창가에서] 다시 동반성장을 생각한다
  • 이민규 기자
  • 승인 2021.07.04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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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규 논설위원
이민규 논설위원

ESG 경영이 대세다. ESG는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말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친환경 활동과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아우른다. 쉽게 풀어보자면 맹목적인 수익창출 보다는 사회공헌과 투명경영을 중시하는 개념이다.

최근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영향을 주는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달 29일 ESG 경영에 관한 내용을 담은 ‘2021년도 동반성장지수 실적평가 지표’를 발표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10년 출범한 민간 자율기구다. 이번 실적평가 지표 개선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감안한 조치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대기업과 협력사의 지속가능경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평가요소에 추가해 상생협력 문화의 확산을 유도하기로 했다.

ESG 경영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과 맥을 같이 한다. 동반성장의 기본취지는 대·중소기업의 공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함께 발전하고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동반성장의 핵심개념을 이렇게 정리했다. “경제 전체의 파이를 키우면서 분배는 좀 더 공정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의 지론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은 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우고 비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필수요소다. 기업 간 수평적 관계망이 허술하면 공정경쟁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양을 만들기 어렵다. 중소 협력사의 숨통을 조이는 획일적 도급구조에서는 창의적인 기술개발이나 산업전반의 혁신을 꾀하기 힘들다.

정보통신공사 등 전문 시공분야의 분리발주도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공고히 하는데 건실한 토대가 된다. 전문 시공분야의 공종별 분리발주를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대등한 위치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

하지만 분리도급이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할 경우 공사발주에서 수주에 이르는 선순환 구조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게 된다. 이는 건실한 산업생태계를 형성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무엇보다 소수의 건설 대기업은 자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전문 시공분야의 하도급업체를 선정할 공산이 크다. 이는 기술력보다는 가격이 중시되는 불합리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다.

최근 충북 청주시가 시 청사 건립사업을 통합발주 방식으로 추진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기 단축과 신기술 적용, 하자 발생 시 명확한 책임소재 규명을 위해 통합발주가 타당하다는 게 청주시의 논리다. 건설업계나 일부 발주처에서 통합발주의 필요성을 언급할 때마다 되풀이해온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지역 중소업체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청주시가 현장상황이나 중소업체의 절박함을 도외시 한 채 행정편의에만 매몰돼 있다고 비판한다.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중소업체들이 사업에 당당히 참여해 대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경직된 입찰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모든 경제주체가 동반성장의 가치를 깊이 새기고 분리발주의 당위성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는 일이 시급하다. 관행과 타성의 얼룩을 확실히 지워야만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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