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4만5000개 설치 계획
실제 125개 그쳐…‘진짜 5G’ 묘연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진짜 5G’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꼽히는 28㎓ 기지국이 턱없이 낮은 설치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실이 6월말 기준 통신사별 3.5·28㎓ 대역 5G 무선국 현황을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28㎓ 기지국은 SK텔레콤이 74개, KT가 36개, LG유플러스가 15개를 기록했다. 총 125개에 불과하다.
지난 2018년 통신3사는 5G 주파수를 할당받으며 2021년말까지 총 4만5000개의 28㎓ 기지국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SK텔레콤이 1만5215개, KT가 1만5000개, LG유플러스가 1만5000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8㎓ 5G 기지국은 2019년 총 5269개가 완료됐어야 한다. 이어 2020년에는 1만4042개, 올해 2만5904대를 구축해야 목표치를 달성한다.
하지만 당초 계획 대비 실제 설치 수는 거의 0.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통신3사의 3년간 5G 이행 약속은 심각한 오점이 있음이 드러났다.
28㎓ 대역은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을 투과하는 성질이 약해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워 이러한 약점을 상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로’에 가까운 설치율이 나오는 것은 통신사가 사실상 28㎓ 5G 서비스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그나마 3.5㎓ 기지국은 꾸준히 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6만5512국, KT는 6만398국, LG유플러스는 6만744국으로 총 18만3654국이 설치됐다.
하지만 3.5㎓는 LTE 대역을 사용하지 않는 5G 단독모드(SA)를 구현하는 정도에 그친다. 오히려 LTE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운로드 속도는 더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부와 통신사가 LTE 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공언한 ‘진짜 5G’는 28㎓ 기지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정부와 통신사는 지하철 2호선 지선구간(신설동~성수역)에 28㎓ 5G망을 구축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이다.
28㎓ 기지국 설치가 앞으로도 지지부진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 정부는 전파법에 따라 주파수 할당을 취소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