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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 방송장비업계의 출사표
[기자수첩] 국내 방송장비업계의 출사표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1.08.17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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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 기자.
박광하 기자.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사람들 중에서는 소위 '금수저'와 '흙수저'가 있다. 부모나 일족의 든든한 배경을 바탕으로 여러번의 사업 실패 끝에 성공을 거두는 금수저 인생이 있는가 하면, 한번의 실패로 재기 불가능에 빠지는 흙수저 소시민도 있다.

개인이 아닌 국가 규모에서도 이 같은 격차가 있다. 드넓은 국토와 해양, 거대한 규모의 지하 자원과 풍부한 인구수를 자랑하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뭔가 내세울 만한 게 없는 나라 또한 있는 것이다.

변변찮은 적수공권의, 그야말로 흙수저 국가. 1945년 일본의 지배를 벗어나 1948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를 구성한 대한민국이 그랬다.

일본이 남기고 떠난 얼마간의 공업시설은 김일성의 헛된 한반도 적화 야욕이 부른 6.25 전쟁으로 쑥대밭이 됐다. 그야말로 '리셋 코리아' 상태였다고 당시를 경험했던 한 기업 경영인은 말했다. 여담인데, 그는 예전에 정치권에서 리셋 코리아 이야기가 나오자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정부가 산업 육성을 위해 타국으로부터 차관을 빌리려고 해도 번번이 거절당한 '듣보잡' 나라. 국가 지도자가 타국 비행기를 얻어 타고 해외로 나가 돈을 빌려달라고 읍소하던 나라. 절대 빈곤의 보릿고개를 겪으며 영양실조 걸린 가족, 이웃의 죽음을 그저 지켜봐야 했던 나라.

그러나 한국 정부는, 한국 시민들은 자포자기하지 않았다. 미국으로부터, 서독으로부터, 일본으로부터 어렵게 빌린 돈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짓고 포항제철소를 건립하고 중화학 공업 투자를 했다. 훗날 이들 사업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실패하면 다음 기회는 없다'라는 비장한 각오를 공유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와 같은 엄중한 시대적 상황에서 사업 참여자들이 겪었을 정신적인 부담감은 헤아리기 어렵다.

우리는 정부와 시민들이 노력한 결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산업화를 이뤘고, 이제 민주화도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야말로 눈부신 성장이다.

하지만, 이 성장이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른 나라들의 추격은 무섭고 놀랍다. 중국이 특히 그렇다. 일례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중국은 이제 우리를 추격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세계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네트워크 솔루션이 그렇고, 스마트 기기가 그렇고, CCTV 산업이 그렇다. 이제는 영상·음향장비 분야까지 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증언마저 들린다.

중국의 추월이 여러 산업 분야로 확산된다면 우리나라는 저성장의 늪 수준이 아니라, 자칫하면 숨 쉬는 것조차 불가능한 역성장의 미래를 장기간 맞이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조차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방송장비 제조기업들은 저마다 보유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가진 역량을 쏟아부어 만든 제품이 바로 그들의 '출사표'다.

사느냐 죽느냐가 나뉘는 가을에, 이들 기업은 시장 진출을 포기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제품 출시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국내 방송장비 산업계가 성공을 거둬, 세계에서 메이드인 코리아 방송장비가 자타 공인의 1등이 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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