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결탁…입찰 기회마저 박탈”
중기 생존권∙분리발주 준수 촉구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청주시청사 건립사업 분리발주 촉구 집회
집중호우 예보도, 거대한 태풍의 북상도 정보통신공사업계의 분리발주 사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충북도회는 한국전기공사협회 충북도회와 청주시청 정문 앞에서 시의 분리발주 의무 미이행을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23일 진행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감안, 코로나19 방역수칙에 준하는 49명 이하 인원으로 집회를 신고했다.
궂은 날씨와 더불어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집회라 각 회원사들의 미진한 참석이 우려됐으나 예상 인원을 웃도는 참석률로 업계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하는 자리가 됐다.
참석자들은 청주시가 분리발주 준수 의무를 지키지 않고 지역 업체들의 입찰 참여 기회 자체를 박탈했음을 성토했다.
청주시는 청주시청사 건립사업을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로 발주하기로 예고한 상태다. 이러한 방식은 입찰시 공사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공계획, 현장 시공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제출하도록 하는 통합발주다.
결국 여러 공종을 소화할 수 있는 대형 건설사만 요건을 만족할 수 있어 사실상 중소기업의 참여는 배제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간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를 비롯한 지역 시설공사 단체는 통합발주가 사업에 미치는 심각한 부작용에 대해 지적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주시는 통합발주 추진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합당한 절차를 거쳤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역업계는 시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의무마저 외면한 채 불통행정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본 사업은 100% 청주시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공사이기에 지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한근 정보통신공사협회 충북도회장은 “지역 시공업체가 폭넓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 시설공사의 시공품질을 극대화하는 분리발주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청주시는 기술제안입찰로도 정보통신의 분리발주가 얼마든지 가능함을 숙지하고, 그 당위성을 주장하는 지역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 2시간 진행된 집회 중 빗방울이 굵어지며 상황이 악화됐지만 참석자들은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집회를 이어가며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본 집회는 9월3일까지 계속된다.
한편, 청주시청사 건립사업은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건축면적 6만5150㎡에 달하는 통합청사를 세우는 사업으로 총 163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건설사업이다. 9월 중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