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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 유효성 입증됐지만…국내 상용화 갈 길 멀어
디지털 치료제 유효성 입증됐지만…국내 상용화 갈 길 멀어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1.09.25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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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매년 20% 성장
신경계‧천식‧당뇨 등 분야 다양

R&D 예산 부족‧편중문제 지적
식약처 인허가 스타트업 ‘장벽’

투자 규모 대폭 확대할 필요
유효성 검증 절차 개선해야
뉴냅스가 뇌손상 시지각 장애 환자를 위해 개발한 시야장애 치료제 '뉴냅 비전'. [사진=뉴냅비전]
뉴냅스가 뇌손상 시지각 장애 환자를 위해 개발한 시야장애 치료제 '뉴냅 비전'. [사진=뉴냅비전]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디지털 기술을 치료 약물로 사용하는 디지털 치료제가 효과성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확대를 앞두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법제 마련과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황이지만, 제품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치료제란

디지털 치료제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W) 의료기기를 말한다.

독일의 유명 통계 사이트 '스타티스타(Statista)‘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2016년에서 2025년까지 16억7000만달러(1조9774억원)에서 89억4000만달러(10조5859억원)규모로 증가해, 연평균 20.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치료 목적을 달성한다는 점에서 기존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임상 검증을 통해 치료 효과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엄격한 규제가 적용된다.

약물중독·우울증 등 정신·신경계 질환뿐만 아니라 천식·당뇨·치매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세계 최초로 페어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약물중독 치료용 앱 ‘리셋’을 허가하면서 시장 촉발의 계기가 됐으며,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리셋을 사용한 환자 351명의 앱 사용 전후 6개월 병원 이용 형태를 조사한 결과, 외래 진료와 응급실 방문 횟수가 줄었고 환자 한 명당 2150달러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세계 최초 게임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 ‘인데버RX’, 애플워치를 통해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나이트웨어’ 등 다수의 FDA 승인 사례가 등장하게 된다.

[출처=정보통신기획평가원]
[출처=정보통신기획평가원]

■정부, 법제 마련 등 시장 대비 본격화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을 시행하고 같은 해 8월에 디지털치료기기 허가 ・심사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며 관련 업계의 연구개발 및 지원이 본격화됐다.

식약처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의료기기소프트웨어 제조업체에 대해 인증하고 제조허가 또는 인증에 필요한 자료의 일부를 면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관련 자료 제출을 면제 받은 의료기기기업은 시판 후 안전성 및 유효성에 관한 자료를 수집・평가하고 그 결과를 식약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할 유망기술 30개에 정신질환 치료 목적의 비디오게임 콘텐츠 개발 등 디지털 치료제를 포함시켰으며, 내년 R&D 예산에 전자약 및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위해 처음으로 82억을 배정하기도 했다.

■업계, FDA 허가 준비 등 상용화 박차

국내 업계에서는 2019년 헬스케어 뉴냅스가 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임상 시험을 승인받은 데 이어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빅씽크테라퓨틱스 등의 인허가 준비 한창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냅스가 개발한 디지털 치료제 ‘뉴냅비전’은 시야가 가려진 쪽의 눈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시지각학습 SW로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학습해 뇌손상 후 발생한 시야장애를 치료한다.

또한 빅씽크테라퓨틱스가 개발한 강박장애 디지털 치료제인 ‘오씨프리’는 미국 FDA 승인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빅씽크테라퓨틱스는 미국 내 3개 지역에서 만 19세 이상 환자 30명을 모집, 6주 동안 탐색임상과 본임상을 거쳐 오는 2025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식약처 지원을 받게 된 에임메드의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 ‘솜즈’는 2020년 약 28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아 서울대학교병원·삼성서울병원·고려대안암병원과 함께 개발됐으며, 당초 2024년이던 인허가 목표를 앞당겨 2022년 승인받을 계획이다.

중앙대학교병원에서 개발한 유방암 환자 항암 치료 관리앱인 ‘알라부’, 강박장애 치료제 ‘힛더체킹’, 암환자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힛더캔서’도 임상 결과 일시적 지지보다 실질적으로 뇌의 변화나 불안, 우울 감소 등의 효과가 보고돼 논문을 발표한 상태이며, 식약처 인허가를 기다리는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빅씽크테라퓨틱스가 개발한 강박장애 치료제 '오씨프리'. [사진=빅씽크테라퓨틱스]
빅씽크테라퓨틱스가 개발한 강박장애 치료제 '오씨프리'. [사진=빅씽크테라퓨틱스]

■전문인력 부족‧수가산정 체계 미비 ‘걸림돌’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은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아직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기업은 스타트업 규모에 그쳐 시판 단계에 이른 디지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풀어야 할 여러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먼저 최근 일부 제도가 마련됐지만, 디지털 치료제는 원격의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건강보험 수가산정 등 제반여건이 완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식약처에서 독립형 SW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효과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나 논문 등이 필요한데, 디지털 치료제 자체가 새로운 아이템이다 보니 기존의 사례가 많지 않아 개발 기업이 근거 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털 치료제 가이드라인 역시 기존의 의료기기 가이드라인을 상당 부분 차용했기 때문에 의료기기 테두리 안에 승인 기준이 맞춰져 있는 것도 문제다.

또한 디지털 치료제의 적용에 대한 결정권자(의사)와 공급자(제조업체)의 역할이 불분명하며, SW와 의료 기술 양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 인력도 크게 부족해 디지털 치료제 구현에 있어서도 장애 요인이 많은 상황이다.

해외 진출은 또 다른 장벽이다. 일단 언어적 ・비언어적인 문화요소가 치료효과에 영향을 미치므로 현지화 과정이 요구되며, 개인정보의 역외이동 제한과 국가별로 다른 보험체계 등도 장애 요인이다.

정신과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현실(VR) 기반 SW인 '게임체인지(gameChange)'의 한 장면. [사진=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신과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가상현실(VR) 기반 SW인 '게임체인지(gameChange)'의 한 장면. [사진=과학기술기획평가원]

■선제적 투자…의료진‧개발사 간 협업 관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를 앞두고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우수한 ICT 및 임상시험 기반과 국민건강보험제도 등 우리나라의 장점을 활용하면 단시일 내 디지털 치료제 분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디지털 치료제 관련 정부 R&D 투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으나, 절대적인 투자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치료 관련 정부 R&D 투자를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연구 영역의 편중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빠르면 내년으로 예정된 국내 최초 처방 디지털 치료제 출시에 맞춰 디지털 치료제의 의료보험 수가산정에 대한 신속하고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대학교병원에서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한덕현 교수는 ”잘 만들어진 SW라면 의사들은 분명 사용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발 단계부터 완료 단계에 이르기까지 의료진과 개발 기업의 긴밀한 유대 관계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이 보유한 해당 질환의 핵심 치료 기전 및 원리가 적용돼 있고, 그것이 의학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디지털 치료제는 시장에서 사장될 수 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개발 기업과 의료진의 긴밀한 협업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성인 ADHD 진단 치료 어플을 개발하고 있는 박태원 다인테크 대표는 ”스타트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인허가 절차 및 유효성 검증 절차와 관련해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샌드박스 형태로 스타트업 및 벤처가 자유롭게 연구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만들어주고 후속적으로 규정 심사 및 승인을 지원해주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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