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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뮤지컬 '사랑했어요', 한국적인, 너무도 한국적인
[공연리뷰]뮤지컬 '사랑했어요', 한국적인, 너무도 한국적인
  • 최아름 기자
  • 승인 2021.09.25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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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랑했어요' 공연 모습. [사진=호박덩쿨]
뮤지컬 '사랑했어요' 공연 모습. [사진=호박덩쿨]

[정보통신신문=최아름기자]

 

돌아서 눈감으면 잊을까

정든님 떠나가면 어이해

바람결에 부딪히는 사랑의 추억

두눈에 맺혀지는 눈물이여

사랑했어요 그땐 몰랐지만

이마음 다바쳐서 당신을 사랑했어요

이젠 알아요 사랑이 무언지

마음이 아프다는 걸

 

故김현식의 노래 '사랑했어요'의 가사 일부다.

'I'm on the Next Level'(에스파, Next Level)이나 '매력 있는 내 모습 우리 엄마 덕분이야(Cool shade stunner, Yeah I owe it all to my mother)'(방탄소년단, Butter) 같은 직접적 표현과 분절적 가사에 익숙해져 있는 Z세대의 눈과 귀에 이렇듯 절절한 노랫말이 어떻게 비춰질까.

1980~1990년대를 풍미한 음유시인 김현식의 명곡들로 넘버를 가득 채운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이렇듯 김현식이 활동했던 1980년대 한국의 감수성과 정서를 그대로 구현한다.

뮤지컬 '사랑했어요' 공연 모습. [사진=호박덩쿨]
뮤지컬 '사랑했어요' 공연 모습. [사진=호박덩쿨]

스토리도 그 시대의 영화를 옮겨놓은 듯하다.

한국의 성공한 가수 '준혁'은 매년 11월 1일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찾아와 분수대 앞에서 버스킹 공연을 한다. 그가 부르는 곡은 미발표곡인 '사랑했어요'. 공연 중간 한 묘령의 여인이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하고 그의 옛 연인인 김은주를 꼭 빼닮은 그녀는 준혁에게 질문한다.

"아저씨에게 김은주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시간은 25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비엔나 음악학교에서 만난 작곡 전공 준혁과 유명 첼리스트 은주, 그리고 준혁의 오랜 친한 동생이자 은주의 열렬한 팬인 기철의 이야기가 명곡들과 함께 펼쳐진다.

청춘들의 사랑과 삼각관계, 혼전 임신과 가슴아픈 이별과 희생, 죽음과 분단의 아픔까지 1980년대 한국 영화의 클리셰들은 죄다 끌어모아놓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 시절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김현식의 노래와 밝고 감각적인 무대, 앙상블의 역동적인 춤이 있다는 점이다.

뮤지컬 '사랑했어요' 공연 모습. [사진=호박덩쿨]
뮤지컬 '사랑했어요' 공연 모습. [사진=호박덩쿨]

현재 준혁 역의 성기윤은 사랑의 아픔을 지닌 중년 가수의 깊이를 나름의 감성으로 풀어냈다.

젊은 준혁 역의 홍경인은 섬세한 음악학도의 사랑을 잘 표현해내고, 은주와 은주의 딸 역의 신고은은 감미롭고 아름답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은주의 양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은주를 향해 입북과 죽음까지 불사하는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기철 역의 세븐은 사랑을 향해 거침없는 서브남주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준혁의 코디역으로 등장하는 최미애 역의 김나희는 익살스럽게 감초 연기를 소화하다가도, 수준 높은 가창력과 무대 매너를 보여준다.

<br>뮤지컬 '사랑했어요' 공연 모습. [사진=호박덩쿨]<br>

뮤지컬 '사랑했어요' 공연 모습. [사진=호박덩쿨]

김현식의 음악을 즐겼던 50~60대에게는 추억을, 그 이후 세대에게는 80년대 감성을 전해줄 뮤지컬 '사랑했어요'는 10월 30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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