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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TV 다수 '지상파 UHD' 수신 못해… 정부 대응 절실
UHD TV 다수 '지상파 UHD' 수신 못해… 정부 대응 절실
  • 박광하 기자
  • 승인 2021.10.11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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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UHD 확산 계획 연기
방송사 의무 편성비율도 저조

IPTV·케이블·OTT 성장에
직접수신율 2.6% 밑돌아

전문가들, "산업 발전 위한
산·학·연 의견수렴 필요" 제안
국내 UHD TV 제품 다수가 지상파 UHD 수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제품에 지상파 UHD 수신 튜너가 탑재되지 않아서다.
국내 UHD TV 제품 다수가 지상파 UHD 수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제품에 지상파 UHD 수신 튜너가 탑재되지 않아서다.

[정보통신신문=박광하기자]

# A씨는 최근 지상파 UHD 방송을 보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이 제조한 4K UHD TV 제품을 구매했다. 그런데, 구입한 TV로는 UHD 방송을 볼 수 없었다. 해당 TV 제품에 탑재된 튜너가 지상파 UHD 수신을 지원하지 않아서다. 제조사는 "4K UHD TV에서의 'UHD'란 제품을 모니터로 활용 시 4K 해상도를 지원한다는 의미라며 UHD 방송을 보고 싶다면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매해 설치하거나 IPTV·케이블방송·OTT 등의 유료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이용하라"고 말했다.

국내 UHD TV 제품 상당수가 지상파 UHD 방송을 수신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까지 전국 UHD 방송망 확산을 공언한 정부의 계획과는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다.

방송산업계는 이 같은 일에 대해 정부와 방송사가 지상파 UHD 방송 활성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방송산업의 세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민관이 지상파 UHD 방송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말 방송통신위원회 등 지상파 UHD 방송 관련 정부부처는 지상파 UHD 방송망을 2021년까지 전국적으로 구축한다던 계획을 2년 뒤인 2023년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UHD 편성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 2027년에는 100%를 달성하겠단 계획도 덩달아 불투명해졌다.

정부의 원래 계획에 따르면 2027년에는 지상파 방송이 HD에서 UHD로 완전 전환되는 것이었는데, 계획 수정에 따라 'Only UHD' 시대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의 태도가 마치 '장포대(장군 진급을 포기한 대령)'를 연상케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방송사들에게 지상파 UHD 방송용으로 700㎒ 대역 주파수를 무상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지만, 방송사들이 목표치를 따라오지 못하자 더는 재촉하지 못한 채 당초 계획을 포기했단 이야기다.

정부가 전파 도달 거리도 길고 손실도 적어 가치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평가되는 황금 주파수 대역을 거저 내준 만큼, 이제 더는 해줄 만한 게 별로 없을 것이라는 분석마저도 나온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통위로부터 부과받은 2017년 '5%', 2018년 '10%', 2019년 '15%'의 의무적 편성비율을 지키지 못한 사실도 지상파 UHD 방송 확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KBS1TV, 대구MBC, 대전MBC 등 3개 방송사업자는 2018년도 UHD 편성비율인 10%를 달성하지 못해 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 조치를 받기도 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지상파에서 볼만한 게 없으니 더는 찾지 않게 된다.

결국, 지난해말 기준 지상파 UHD 방송 직접수신율(직수율)은 2.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시청자 90% 이상이 IPTV, 케이블 등 유료방송을 통해 TV를 보고 있으며, 최근에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의 OTT 시장이 성장하면서 지상파 방송이 상대적으로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생산하는 방송 콘텐츠 품질이 좋지 못하단 지적도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만드는 콘텐츠가 지나친 간접광고(PPL)와 엉성한 구성 탓에 매력을 잃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청자들이 넷플릭스 등의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상파 UHD 방송 확산에 적극적이지 않다 보니, 국내에서 TV를 제조·유통하는 중소기업들도 TV 제품에 지상파 UHD 방송 수신 장치를 굳이 탑재하지 않는다.

수요와 공급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산업 구조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상파 UHD 방송 직수율이 미미한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 TV 제품들에 UHD 방송 수신 튜너를 장착하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지상파 UHD 수신 장치를 탑재하도록 강제해 본들 직수율 상승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현재, 한국 지상파 UHD 방송 송수신을 위한 ATSC 3.0 기반의 기술 규격에는 '수신제한시스템(Conditional Access System, CAS)'이라는 별도의 콘텐츠 보호 기술이 적용돼 있다. UHD 방송 콘텐츠를 녹화해 재전송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CAS 도입에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요구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TV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CAS 적용 제품을 만들어야 하므로 제조 단가가 올라가고, 여기에 제품 인증 비용까지 추가될 것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진다.

결국, 이 같은 사정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현재까지 지상파 UHD 수신이 가능한 중소기업 제품은 전혀 생산되지 않고 있다.

방송산업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계획을 연기·수정하는 소극적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예산 투입과 지원책 시행 등으로 지상파 UHD 방송 확산을 견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식으로 바라보기만 할 게 아니라 '당근과 채찍'이란 적극적인 개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 출신 방송기술전문가는 통화에서 "지상파 UHD 방송산업 이해당사자들이 인프라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향후 우리나라 방송산업 성장동력이 상당 부분 상실될 수 있다"며 "정부가 방송 관련 산·학·연 의견을 수렴하는 등 현재 상황을 타개할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 정보보안학과 교수는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가 두절되면 시민들은 지상파 TV를 통해 정보를 습득할 수밖에 없다"며 "재난 대처·극복을 위해서라도 지상파 산업의 발전·육성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방송기술 관련 정부 출연연 관계자는 "방송산업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CPND) 등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며 "정부가 지상파 UHD 방송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산업의 원활한 발전을 돕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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