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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기자수첩]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10.14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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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조지 버나드 쇼라는 아일랜드의 유명한 작가가 자신의 묘비에 적은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기 마련이기에 이 문구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듯하다. 그때 이랬어야 했는데 하면서 항상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후회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더 이상 뒤가 없는 죽음에 직면한 순간이라면 그 후회는 더욱 사무치게 느껴지리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환경문제가 그러하다. 화석연료가 지구를 오염시킨다는 말은 필자가 코찔찔이 시절부터 있었던 얘기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경제성장이라는 미명 아래 쉬쉬하며 넘어갔던 것이 수십년을 지나온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떠한가. 지구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속출하고 있으며,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먼나라 얘기가 아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의 여름은 숨이 턱턱 막히는 사우나가 됐고, 겨울은 시베리아 보다 춥다는 뉴스를 듣기에 이르렀다. 미세먼지는 옵션이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지만 머지않아 방독면이 마스크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겠다 싶다. 그만큼 환경문제는 절박한 수준에 이르렀다.

무엇인가 재앙의 연결고리를 끊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온실가스 감축목표 안이 그 일환이 될 수 있겠다.

탄소중립위원회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는 목표치를 내놓았다. 2018년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의 최정점에 달한 시기이기에 기준점이 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말이 많다. 40%는 너무 과하다, 40%론 택도 없다는 의견이 충돌한다.

화석연료를 주로 사용해온 산업계는 아예 산업구조 자체를 바꿔야 하는 일이기에 난색을 표한다. 일각에선 고용위기를 거론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 수단이나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감축 목표 달성에 따른 소요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환경계는 40%는 하나마나 한 수준이라는 분위기다. 국제기준을 충족하려면 최소한 50% 이상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신속하고 대폭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도 핵발전과 석탄의 비중이 23.9%, 21.8%로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낭비되고 있는 전력수요 자체를 줄이는 것이 에너지 정책의 근본 취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 진영의 대립에 또 환경 정책이 답보 상태에 빠지지나 않을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환경문제는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의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기후변화는 수십년 전부터 예상 가능한 일이었고, 차일피일 미뤄왔던 일을 이제서야 하고 있음에 다름 아닌 것이다. 변화의 폭이 문제로 느껴지는 것은 그간 우리가 얼마나 환경오염에 둔감하게 대응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도 그때와 지금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누구도 한국을 개발도상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물쭈물하다 나중에 후회할 것인가. 국가의 품격에 맞춘 선도적이고 실효성 있는 환경 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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