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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변호사는 인공지능", 리걸테크가 뜬다
"내 변호사는 인공지능", 리걸테크가 뜬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1.11.13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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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검색∙상담신청∙비용 산출 등
수요자 측면 정보비대칭 해소

문서작업 등 단순업무 AI로 대체
고부가가치 법률 서비스 실현

판례 등 빅데이터화 기반 절실
‘변호사법’ 규제 요소 개선해야
AI를 기반으로 각종 법률 관련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기업이 늘고 있다. [사진=로톡]
AI를 기반으로 각종 법률 관련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기업이 늘고 있다. [사진=로톡]

[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멀게만 느껴지면서도 일생에 꼭 한 번쯤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법적 분쟁이다.

하지만 일반인이 법적 문제를 수월하게 대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를 변호사에 의뢰해 간접적으로 해결하게 되는데, 결코 만만찮은 비용과 시간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법률 서비스와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한 ‘리걸테크(Legal Tech)’다.

 

■수요와 공급이 ‘윈윈(Win-win)’

리걸테크의 핵심은 ICT를 활용해 의뢰인이 변호사 검색, 상담 신청 등을 쉽게 할 수 있게 하고, 법조인들은 법령 검색, 업무 처리 등을 수월하게 하도록 돕는 데 있다. 즉, 법률 서비스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함께 혜택을 볼 수 있는 산업이다.

수요자 측면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것이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며, 이는 법률 서비스의 이용을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곤 했다.

하지만 리걸테크를 이용하면 소송이 필요한 사람은 휴대폰 앱으로 언제 어디서나 전문 변호사를 찾아보거나 상담을 신청할 수 있고 의뢰 비용을 비교∙검색해볼 수 있다.

공급자 측면에서는 갈수록 심화되는 시장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겨나는 것이다.

변호사 등 법조인들은 전문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백만건에 달하는 법령, 판례 등을 보다 편리하게 검색∙활용함으로써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최근 들어 리걸테크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인공지능(AI)의 도입에 있다.

AI의 도입을 통해 비교적 단순하거나 소모적인 업무인 법률 검색 등이 자동화되면서 법률 서비스의 효율성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이는 곧, 정교한 법률 전략 수립 등 고부가가치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함으로써 법률 서비스 자체의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단순 검색에서 승소 확률 높이기까지

리걸테크의 유망 분야는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법률 검색 △변호사 검색 △전자증거 개시 △법률 자문 및 전략 수립이 그것이다.

법률 검색은 모든 법조인들이 법률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 거치는 기본 업무이지만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부분을 ICT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AI를 활용해 문서를 찾아내고 자동으로 문서를 작성하는 등 법조 업무의 보조 서비스로 이뤄진다.

변호사 검색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지역별, 분야별 변호사 및 상담∙수임 비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기존 대면 위주 상담이 아닌 전화, 이메일, 메신저 등 다양한 방식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전자증거 개시는 소송 준비 과정 중 관련 증거를 수집∙공개하는 기술이다. 이메일, 전자문서, 동영상 등 전자적 형태로 저장되는 정보의 양이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무결성 보장이 관건이 됐다. 이러한 특성상 데이터의 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해주는 스타트업들이 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법률 자문 및 전략 수립은 재판의 승소 또는 입법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고부가가치 법률 서비스로 기대가 높다.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수십만건의 법령∙판례∙법률논문 등을 자동으로 검색하고 분석함으로써 특정 법률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법무부는 리걸테크 관련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했다. [사진=법무부]
법무부는 리걸테크 관련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했다. [사진=법무부]

■데이터 부족∙규제 벽 넘어야

국내 리걸테크 산업은 고도의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어느 국가보다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실상은 선진국 대비 걸음마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빅데이터 수집이 어려운 현실과 제도적 규제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리걸테크는 법률 관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의 추론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판례 데이터 수집이 필수다. 하지만 국내 법원은 이를 제한적으로 공개해 높은 정확도의 리걸테크를 구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공개된 데이터라도 AI가 읽어 들일 수 있는 포맷이 아니기 때문에 수집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즉, 텍스트 형태의 데이터가 아닌 PDF 등의 문서일 경우 AI 인식이 어렵거나 기존 데이터와의 호환이 불가능한 것이다.

변호사법은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변호사법34조에 의하면 변호사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과 사건 중개, 알선 등의 동업을 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된다. 온라인 플랫폼과 변호사의 결합에 발목을 잡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변호사 업계 내부에서도 리걸테크를 보는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혼재된 상황이다. 플랫폼, 대형 로펌, 중소형 로펌, 개인 변호사 등의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시장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법률시장이 리걸테크로 향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변호사 제도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으면서 산업의 법∙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쪽으로 나아가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지난 9월 ‘리걸테크TF’를 발족, 관련 서비스의 국내외 현황과 규제를 분석하고 리걸테크가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TF 1차 회의에서 “통신기술과 법률 서비스의 융합으로 탄생한 리걸테크 산업이 국민들에게 다변화된 법률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나아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리걸테크TF가 산업 발전에 기초가 되는 법∙제도를 설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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