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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칼럼]자포자기 감염병, 과학과 리더십으로 극복
[채수찬칼럼]자포자기 감염병, 과학과 리더십으로 극복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1.12.30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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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수 찬•경제학•카이스트 교수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채수찬 • 경제학자 • 카이스트 교수
채수찬 • 경제학자 • 카이스트 교수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사태에 대한 태도는 이제 우왕좌왕이나 패닉상태를 지나 자포자기 상태에 이른 것 같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았으나 맘대로 안되니 될 대로 되라는 모드다.

감염병에 대한 대응책을 보면 나라마다 중구난방이다. 대부분의 중앙정부들이 백신접종을 의무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주변부에는 이를 거부하는 집단들도 많아 혼란스럽다. 사회적거리두기는 죄었다가 풀었다가 다시 죄는 도돌이표를 찍고 있다. 더욱이 감염병 사태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한 이년 이면 끝나겠지 했는데 만 이년이 되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뭘 어떻게 하기보다는 그냥 잊어버리고 맘편히 하고 싶은 일하며 지내자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사실 이런 태도가 정신건강에는 좋을지 모른다.

필자는 감염병사태를 전쟁에 비유해서 얘기해왔다. 장기적으로 전개되는 전쟁을 잘 이겨 나갈 수 있 는 한 사회의 능력은 두 가지 요소에 달려 있다. 하나는 과학기술이요, 다른 하나는 지도력이다.

어떤 기술과 무기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은 전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정보력과 전투력이 승과 패를 결정한다. 레이더와 장거리 미사일을 지니고 있는 나라를 그렇지 않은 나라가 이길 수 없다.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최대의 병기는 백신과 치료제다. 신약개발 산업이 발전한 나라들에서 정부와 글로벌제약사들의 적극적 투자에 힘입어 유능한 과학자들이 놀라울 정도로 단기간에 개발한 백신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나 빠르게 변이해가는 바이러스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 안타깝게 도 효과적인 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의 경우 신약개발 산업이 아직 초보적 수준이라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국면이므로, 이미 늦어버렸다고 포기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현재 유행중인 바이러스를 넘어선 다음 단계의 범용 백신, 범용 치료제 개발을 향해 연구개발 투자를 하다 보면 운이 따라 줘서 뜻밖의 큰 성취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 역량에서는 뒤져 있지만 방역기술에 있어서는 앞서 있다. 팬데믹초기에 마스크와 진단키트를 신속히 대량공급할 수 있어서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샀다. 필자가 일해온 카이스트에서는 2020년에 추경예산을 지원받아 긴급 방역기술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어느 공간에서나 쉽게 조립하고 해체할 수 있는 음압병동을 개발해 의료현장에 적용하고 있고, 일반병동을 쉽게 음압 화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해 현재 부족한 코로나 병상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실 행을 위해 현재 필요한 것은 기술을 이전 받은 기업들이 신속히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부의 예산지원이다.

전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지도력 곧 리더십이다. 지혜롭고 과감한 지도자를가진 나라는 승전국이 되고, 아둔하고 문제 뒤에 숨는 지도자를 가진 나라는 패전국이 될 수밖에 없다. 개전 초 기부터 침착하게 장기전을 준비해 나라의 역량을 키우고, 유능한 장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싸우 도록 하는 지도자를 가진 나라는 승리할 것이고, 전쟁상황이 잠깐씩 호전될 때마다 자만하여 종전이 가까이 왔다고 선언하고, 자신의 말을 잘 듣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장수들을 높이 써서 상황대응을 그르치는 지도자를 가진 나라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이제 석달도 남지 않았다. 이 전쟁을 지혜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라를 이끌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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