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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튜브가 나라를 구했다?
[기자수첩] 유튜브가 나라를 구했다?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2.01.06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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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새해가 밝았다. 자연스레 올해 대한민국이 치를 가장 큰 이벤트인 대통령 선거에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각 정당이 후보를 확정한 후 지금까지의 그림은 각종 의혹, 신변잡기에 점철된 것이 사실이다. 의혹은 의혹일 뿐 어느 것 하나 검증되지 않은 채 투표 당일까지 시끄러울 것이 뻔하고, 각 후보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득달 같은 공방이 이어진다. 그게 뭣이 중헌디, 국민은 피곤하다.

공약이 듣고 싶었던 게다. 그것이 혹여 핀치에 몰린 후보라도 180도 태세 전환할 수 있는 정공법이다. 국민은 소중한 한 표를 그 공약에 던지고 싶은데 도통 공약은 알 수 없으니 난감할 따름이었다.

가려운 곳을 긁어준 건 공중파 3사도 유력 일간지도 아닌 유튜브였다. 한 경제전문 유튜브가 각 정당의 후보를 초청해 공약을 들어보는 기획을 마련한 것이다. 채널이 채널인지라 경제 관련 공약에 한정됐지만 국민들은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서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지 그제서야 감을 잡았다. 해당 콘텐츠가 나라를 구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이유다.

소위 대박이 터졌다. 6일 기준, 네 후보들의 영상은 합산 1000만뷰를 돌파했다. 웬만한 공중파 방송을 압도하는 조회수다.

물론 기존 메이저 언론들도 공약과 관련한 기획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던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혹은 지면이 후보들의 공약을 알차게 담기엔 늘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다. 행여 TV토론이라도 할라치면 공약 보다 후보들의 '싸움' 구경이 더 재밌기 마련 아닌가. 각 매체들의 정치적 성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것들을 따지다 보면 정말 순수하게 후보의 공약을 듣고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와중에 혜성처럼 등장한 유튜브 콘텐츠는 1시간 반을 오롯이 1명의 후보에게 할애해 공약을 들어보는 '알찬' 시간이 됐다.

사실, 아무리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라도 자기의 생각을 입밖으로 꺼내는 일은 또다른 차원의 능력이요, 심지어 이를 다른 사람과 설전해가며 자기의 뜻으로 관철시키는 것은 또다른 고차원적 기술에 해당한다.

좋은 정치가와 달변가가 반드시 구분돼야 하는 이유다. 그렇기에 TV토론과 같은 자리는 좋은 정치가 보다 달변가에게 더 유리한 자리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기술'의 영역에 현혹돼 좋은 후보를 놓친다면 그것은 국민들에게도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몇분 몇초 째깍째깍 시간 재어가며 자기가 할 말을 조리 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자체가 유재석을 데려다 시켜도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어쩌면 각 후보들에게도 이번 콘텐츠는 마치 자신이 주인공인 토크쇼에 출연한 듯,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메이저 언론이 아닌 유튜브가 틀에 박힌 형식을 파괴하고 '진짜'를 담아냈다.

이쯤되면 미디어 환경 자체가 변하고 있고, 변해야 함을 직시해야 된다는, 늘 하던 고민을 다시 하게 된다. 워낙 기술이 빠르게 변하기에 '수단'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하긴 하지만 결론은 '좋은 콘텐츠'에 있더라.

시청률과 조회수에 목을 메 화제성만 남는 콘텐츠·기사들은 설 자리를 잃는 것이 자연스런 수순이다. 신문밥 먹는 사람 중 한 명으로써 잊지 말아야할 대전제다. 그만큼, 국민들은 똑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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