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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단상
[기자수첩]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단상
  • 차종환 기자
  • 승인 2022.01.12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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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스마트’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는 세상이다. 그 스마트의 판단 기준은 단연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로 귀결될 것이다.

예로, 수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과연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아우성이다. 내가 주로 보는 영상, 주로 듣는 음악, 검색창에 입력하는 단어 등을 통해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추천하고, 어떻게든 나의 눈과 귀를 잡아두려 한다. 그렇게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간다.

뭐, 다 좋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우리가 잃어버린 무언가가 분명 있어 보인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감대가 아닐까 싶다.

영상을 예로 들어보자. TV 빼곤 딱히 오락거리가 없던 시절, 인기 드라마가 할 시간이면 전국민이 한날한시 TV 앞에 앉아 ‘같은’ 영상을 시청했다.

우리나라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KBS의 ‘첫사랑’이라고, 무려 65.8%를 기록했단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치다. 다음날 다른 사람에게 굳이 그 드라마를 봤냐 안 봤냐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 드라마로 얘기가 통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만남’, ‘쿵따리 샤바라’, ‘날개 잃은 천사’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있나. TV를 틀든, 거리 어딜 가든 흘러나오던 노래였기에 지금 그 노래를 들으면 우리는 다 같이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차고 넘치는 콘텐츠들이 ‘대중’이 아닌, ‘나’에게 최적화돼 클릭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과 뭐라도 얘기해볼라치면 그 콘텐츠를 아는지 확인부터 해야 한다. 워낙 많은 것들이 있기에 그 접점을 찾기조차 쉽지 않다.

시간이 흘러흘러 지금의 콘텐츠를 미래에 접했을 때, 우리는 시대를 떠올리는 대신 경험을 떠올릴 공산이 크다. 추억조차 개인화될 사회다. ‘응답하라’ 시리즈 같은 복고 감성이 주요 테마인 콘텐츠들이 더 이상 먹히지 않을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인지, 요즘엔 개인맞춤형 기술로 히트를 친 서비스들이 그 반대의 서비스를 내놓는 추세다. 나에게 맞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이 무슨 영상을 보고 무슨 음악을 듣는지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그것이다. 그 일말의 작은 연결고리로 사람들은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요즘 무명가수, 잊혀진 가수들이 나와 오디션을 보는 프로그램을 즐겨보는데, 나는 도통 누군지도 모를 가수에 들어본 적 없는 노래가 나오는데 거기 출연진들은 모두가 그를 아는 양, 추억에 젖은 양 하고 있으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나만 몰라? 나만 왕따야? 개인맞춤형 시대의 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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