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11 (수)
엑시톤 입자 손실 없이 조절하는 방법 개발…차세대 반도체 칩 개발 탄력
엑시톤 입자 손실 없이 조절하는 방법 개발…차세대 반도체 칩 개발 탄력
  • 박남수 기자
  • 승인 2022.02.07 2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NIST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팀
전자 대신 할‘엑시톤’고효율 제어 난제 풀어
차세대 반도체 ·광통신 소자 개발 응용 기대
UNIST 박경덕 교수(맨 왼쪽) 연구팀. 하단은 공동 제1저자인 이형우·구연정(왼쪽부터) 연구원. [사진=UNIST]
UNIST 박경덕 교수(맨 왼쪽) 연구팀. 하단은 공동 제1저자인 이형우·구연정(왼쪽부터) 연구원. [사진=UNIST]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 박경덕 교수팀은 엑시톤 입자(준입자)를 손실 없이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효율 엑시톤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기술이 나와 차세대 반도체 칩 개발이 탄력을 얻게 됐다.

엑시톤(exciton)은 절연체나 반도체 소재 안에 생기는 입자다. 음전하(-)인 전자와 양전하(+)인 정공이 합쳐진 형태라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이 특성 덕분에 엑시톤을 전자 대신 활용하면 더 빠르게 작동하고 발열이 없는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칩 성능을 높이기 위해 소자를 많이 집적할수록 불필요한 전기장 간섭이 생기는데, 전기적으로 중성인 엑시톤은 소자를 집적해도 이러한 간섭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엑시톤 입자는 쉽게 소실되는 문제가 있다. 엑시톤 기반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소재를 구부리는 기계적 변형 방식을 써야만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형이 충분치 못하면 열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소재 내 엑시톤 입자가 사라지고 만다. 또 너무 강하게 구부리면 소재 자체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 틈새 구조를 갖는 소자(나노 갭 소자)를 만들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틈새 구조 위에 걸쳐진 얇은 2차원 반도체 소재가 틈새 사이로 말려 들어가 있는 형태다. 이 틈새의 길이가 수백 나노미터(nm, 1억분의 1m) 단위로 매우 짧아(단위 길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엑시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2차원 반도체 소재의 변형률(단위 길이 당 변형 크기)이 커야만 한다.

이 상태에서 연구진이 선행 개발한 ‘능동형 탐침증가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팁으로 2차원 반도체 소재를 누르면 2차원 반도체 소재 안에 생기는 엑시톤 입자의 거동을 더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이용하여 나노스케일의 엑시톤 거동을 관찰하고 있는 것을 묘사한 그림 [자료=UNIST]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이용하여 나노스케일의 엑시톤 거동을 관찰하고 있는 것을 묘사한 그림 [자료=UNIST]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의 팁은 단면적이 10나노미터 정도로 좁기 때문에 2차원 반도체 소재에 가해지는 압력(단위면적 가해지는 힘)을 기가파스칼(GPa)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더 높은 압력을 가할수록 변형률이 높아진다. 나아가 탐침을 제거하면 가해졌던 기계적 변형이 원상태로 회복되는 것이 이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조절 원리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이형우·구연정 UNIST 물리학과 대학원생이 주도했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나노스케일에서 엑시톤 거동 현상을 이론과 실험을 거쳐 규명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엑시톤 거동 제어 연구의 한계였던 효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기존의 엑시톤 거동 제어 연구의 통념을 깨는 새로운 연구”라고 설명했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에 선보인 엑시톤 기반 소자는 자유자재로 제어가 가능한 동적 소자”라며 “다양한 엑시톤 기반 나노 반도체, 광통신 소자 등의 개발과 성능 향상 연구에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엑시톤 입자는 초고속 광통신에도 유리다. 정전기력으로 묶여 있던 전자와 정공이 결합하면서 빛을 방출하는 특성 때문에 디지털 정보를 별도의 광신호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나노 갭 소자는 삼성전자의 주혁 부사장 연구팀과 UNIST 물리학과 박형렬 교수팀이 제작했으며, 2차원 반도체 물질 제작에는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김기강 교수팀이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 4일자로 출판됐으며,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 UNIST, IBS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Tag
#UNIS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터넷 신문 등록 사항] 명칭 : ㈜한국정보통신신문사
  • 등록번호 : 서울 아04447
  • 등록일자 : 2017-04-06
  • 제호 : 정보통신신문
  • 대표이사·발행인 : 함정기
  • 편집인 : 이민규
  • 편집국장 : 박남수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308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정보통신신문사
  • 발행일자 : 2024-04-24
  • 대표전화 : 02-597-8140
  • 팩스 : 02-597-822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민규
  • 사업자등록번호 : 214-86-71864
  • 통신판매업등록번호 : 제 2019-서울용산-0472호
  • 정보통신신문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1-2024 정보통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oit.co.kr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넷신문위원회 abc협회 인증 ND소프트